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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무취' 한국 축구 구세주는 홍명보

입력
2013.06.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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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무취 한국 축구의 구세주, 답은 홍명보

[부제목] 차기 사령탑으로 사실상 내정, '불협화음' 해소해 줄 적임자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축구를 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 세계에서 6번째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했지만 전혀 흥이 나지 않았던 이유다. 오히려 '뻥축구'라며 축구팬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무색무취의 한국 축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 동안 대변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희망도 없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44)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차기 A대표팀 사령탑으로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어 새 사령탑 후보로 홍 감독을 포함한 4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의 이름만 거론했을 뿐 나머지 후보들 이름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허정무 협회 부회장은 "기술위에서 홍명보 감독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추천했다"며 차기 대표팀 사령탑 1순위임을 인정했다. 이어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수락했느냐'는 질문에는 "홍 감독과 분명히 교감이 있었다"라고 에둘러 설명했다.

세뇰 귀네슈 전 터키 감독과 마르셀로 비엘사 전 아르헨티나 감독, 김호곤 울산 감독이 나머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사전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귀네슈 감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의미가 없는 후보들이다. 허 부회장이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 단장으로 터키로 건너간다는 의미에서 귀네슈 감독과 만날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 홍 감독이 최우선 협상 대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늦어도 다음 주 초에 차기 사령탑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실 홍 감독은 협회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대표팀은 탈도 많고 말도 많았다. 조광래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2011년 12월 경질됐고, 최강희 감독이 1년6개월의 '시한부 사령탑'을 맡았다. 두 감독의 공통된 문제점은 '불협화음'. 조 감독 시절 일부 선수들이 젊은 유럽파를 선호하는 기용 방식에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선수단 통솔 능력이 빼어난 최 감독이 바통을 이어 받았지만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최 감독이 국내파를 선호하자 내부에서 또다시 균열이 생겼다. 최 감독은 대표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들을 과감히 배제하거나 채찍질하며 수습에 나섰다.

전술적으로도 전혀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내부 단속이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팀 스피리트'를 강조하며 동메달 신화를 썼다. 그는 그라운드 내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정해진 규정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팀 문화'를 내세웠고, 개성이 강한 유럽파들도 동화시켰다. 상의를 하의 유니폼 안에 꼭 넣어야 하고, 훈련이라도 그라운드 안에서는 열정을 모두 쏟아야 한다는 점을 인지시키는 데 주력했다. 홍 감독은 필요할 때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걸 주입시켰다. 또 그는 눈높이를 선수들에게 철저히 맞춘다. 홍 감독은 "감독은 선수 위에 있는 게 아니라 항상 선수 앞이나 뒤, 때론 밑에서 선수를 지켜봐야 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홍명보 감독이 과연 최종예선의 부진을 씻고 한국 축구의 비상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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