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악화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요구 등으로 기업의 투자의지가 꺾이면서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 가운데 약 40%가 올해 신규 채용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핵심정책 시행에 차질이 우려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상위 600대 비금융기업 가운데 157개사(26.2%)를 대상으로 올해 신규 채용 현황과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사람을 덜 뽑겠다'고 응답한 기업이 39.5%(62개사)에 달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지난해 수준으로 뽑겠다'는 답변은 46.5%(73개사)였고, '채용을 늘리겠다'는 응답은 14%(22개)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10대 기업 주요계열사가 모두 참여, 5월 15일부터 약 1개월간 진행됐고, 하반기 채용 계획과 상반기 채용 현황도 포함한 결과다.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와 전경련이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은 지난해 12만6,000명보다 1.5% 포인트 많은 12만8,000명을 뽑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한층 악화되고, 기업의 이익이 줄어드는데다, 반기업정서 확산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고용계획마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기업들은 채용을 줄이려는 요인으로 ▦업황이 좋지 않아서(46.8%) ▦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24.2%) ▦회사 내부상황 악화(12.9%) 등을 꼽았다. 반면 채용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의 59.1%는 '경기와 관계없이 미래인재 확보 차원에서 고용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또 '신규사업 확대와 기업규모 증가로 인해 신규 고용을 늘리겠다'는 답변이 각각 13.6%, '업황이 호황'이라는 답변도 9.1% 나왔다.
한편 고졸 신규 채용 상황은 전체 신규 채용에 비해 사정이 나아질 전망이다. 고졸자를 '지난해보다 덜 뽑겠다'는 기업은 20.6%, '지난해 수준' 72.6%, '작년보다 더 뽑겠다'는 6.8%였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건설과 조선, 해운 등 불황업종의 대기업 신규 채용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며 "업종 상황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 기업들도 불확실한 향후 경기상황과 국내 경영환경 악화 등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최대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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