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정치ㆍ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급기야 ‘돈봉투’ 논란으로 까지 번졌다.
국회 정보위 소속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19일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지난 5월 국외 출장을 떠나는 자신에게 돈봉투를 건넸으나 이를 돌려줬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서 위원장은 “상대할 가치가 없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부인했다.
정 의원은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국정원 사건으로 국회 정보위 개최를 민주당이 끊임없이 요구하던 지난 5월에 (서 위원장이) 제게 (외교통일위) 국외 출장을 잘 다녀오라며 봉투 하나를 주더라”며 “그래서 제가 ‘뜻만 고맙게 받겠다’고 하고 돌려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얼마가 (들어) 있는지 확인은 안 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지난 5월 외교통일위 국외 출장의 일환으로 쿠바를 다녀왔다.
정 의원은 서 위원장을 향해 “이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저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라”며 “저를 고소하지 않으면 뇌물공여 직무유기, 직무태만으로 고소를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시 박기춘 원내대표에게 그런 말을 하니 박 원내대표가 ‘공개해 버리지 뭐, 그렇게 얌전히 돌려주냐’고 했다”면서 “그 때는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보위에서는 올해 들어 국외 출장을 간 일이 없고,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이후로 정 의원을 만난 적도 없다”면서 “그런데 ‘출장 잘 다녀오라’면서 봉투를 주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 위원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폭로에 대해 서 위원장이 강력 부인하면서 상황은 ‘진실 게임’ 양상이 돼 버렸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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