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영업장에 대한 단속이 시작된 18일 적지 않은 시내 각 점포들은 여전히 이전처럼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 에어컨을 켜놓고 있었다. 장맛비가 내려 비교적 다소 선선한 날씨였는데도 상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의 한 대형 쇼핑몰에 에너지사용제한 조치 정부합동 단속반이 들어서 온도계를 들이대자 수치는 25.8도를 가리켰다. 계약전력 100㎾ 이상인 전기 다소비 건물은 실내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제한한다는 기준에 의하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사정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상가 밀집지역에 자리 잡은 상가 대부분은 장마 특유의 무덥고 습한 날씨에 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었다.
서울 명동의 상가 지역에도 에어컨을 틀고 문을 연 채 영업하는 곳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이들 매장 직원들은 규제 준수 여부에 대해 대부분 과태료 부과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 지키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한 화장품 매장 책임자는 "작년에도 단속한다고 요란을 떨었는데 실제로 단속에 걸렸다는 상인을 본 적은 없다"며 "에너지 절약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올해도 겁만 주고 단속은 안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부터 8월30일까지 여름철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단, 산업활동에 영향을 주는 대규모 전기사용자에 대한 규제는 8월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시행 첫날인 이날 전국 33개 특별 상권을 대상으로 '문 열고 냉방 영업 금지' 등에 대한 홍보 활동을 펼쳤다. 이달까지는 위반 시 경고에 그치나, 다음달부터는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1회 적발 시 50만원, 4회 이상 적발 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에너지 다소비 건물로 지정된 476개소는 여름철 전력피크 시간대(오후 2~5시)에 에어컨을 30분 단위로 번갈아 꺼야 하며 냉방온도는 26도 이상으로 제한한다. 에너지 다소비 건물은 호텔, 백화점, 대형마트, 은행 등 금융기관, 콘도·리조트, 컨벤션센터, 기업부설 연구소, 방송통신시설, 대형공연장·문화시설 등이다.
공공기관 2만여곳의 냉방 온도는 28도 이상으로 제한하며, 7~8월 동안 전기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절감해야 한다. 피크시간대 사용량도 지난해 동월 대비 20% 줄여야 한다. 단, 공항, 대중교통시설, 소방·언론·의료기관, 유치원 및 학교, 군사시설, 사회복지시설 등은 규제에서 제외된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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