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21일 미국 중국을 잇따라 방문해 미국, 중국, 일본 6자회담 수석대표와 연쇄 협의를 갖는다. 한∙미∙중 3각 대북 공조 와해를 겨냥한 남북 당국회담, 북미 고위급회담 제의 등 북한의 대화 공세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논의에서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북한∙북핵 문제 협의 차 미국으로 출국한 조 본부장은 20일까지 워싱턴에서 머물며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나 북한의 대미 고위급 회담 제의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북한과의 대화에는 찬성하지만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양국의 공통된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지난해 북미 간 2·29 합의를 깨고 도발 공세를 시작한 만큼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중단,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유예),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 입북 허용 등 2·29 합의 이상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또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한·미·중 3국의 3각 공조를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는 19일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晉輔)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3자 회동도 갖는다. 조 본부장은 이어 21일 곧바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회동한다.
조 본부장은 북한 비핵화 차원에서 한·미와 보조를 맞춰온 중국의 최근 태도를 평가하면서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로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본부장은 또 이 회동에서 중국을 방문하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에 전달한 입장에 대한 설명을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1부상은 19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수석)부부장과 양국 외교 당국 간 전략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 본부장은 출국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실험 등으로 비핵화 과정에 손상이 왔다"면서 "(관련국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 대해 분명히 다짐하고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비핵화 문제가 진전될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김 제1부상과의 조우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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