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경제민주화는 글로벌 기준에 맞게 해야"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 입법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분야는 노동과 환경 관련 법안이다. 과도한 경제민주화 법안은 결국 대기업의 해외진출을 가속화시켜 국내에서는 투자 및 일자리가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이 6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및 동반성장 관련 입법안 논의가 과잉ㆍ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데 우려감을 표명하며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전경련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논의중인 통상임금ㆍ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관계법 이슈와 대리점업법ㆍ중소기업 적합업종제 등 동반성장 이슈에 대해 “충분한 검토 없이 졸속 입법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우려된다”며 갑과 을 기업 모두를 살리는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1개월을 기준으로 한 통상임금 산정은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노사간 관례적으로 유지돼왔는데 새삼 입법화를 통해 일률 적용한다는 것은 지나친 무리수”라며 “현행 통상임금은 법원 판결 이전부터 노사가 합의했던 부분인 만큼 법제화에 앞서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은 기존의 판례와 반대되는 내용이므로 전원합의체의 심리를 거쳐야 한다”며 “지금까지 1개월을 통상임금 지침으로 내세운 고용노동부도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 본부장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2010년 노사정이 향후 10년간 1,800시간대로 시간을 단축하기로 자율 협의한 상황에서 법으로 근로시간을 급격히 줄이는 것은 노사 양측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근로시간을 단축할 경우 임금체계를 개편해 단축분에 대한 초과급여를 삭감할 수 있도록 해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업이 정리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법안에 대해서도 “사실상 정리해고가 불가능해 회생 가능한 기업도 도산할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기업을 포함해 중견ㆍ중소기업이 회원사인 대한상의도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논의에 반기를 들었다.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순환출자문제, 일감몰아주기 규제, 금산분리문제 등과 관련해 경제단체마다 약간의 입장차이가 있지만 기업에 부담이 돼서는 안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을 지목하며 “크게 보면 경제민주화로 볼 수 있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괴로운 부분”이라며 “기업들에 부담을 주는 법은 자제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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