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17일 북한이 지난달 22~24일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특사로 파견한 것과 관련 "북한이 '최룡해 특사'를 계기로 전술적 차원의 국면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대화 공세를 통해 유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전술적' 차원인 만큼 실제 변화 여부는 미지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일부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일본 내각 관방참여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 면담과 북한의 북미 고위급회담 제의도 전술적 국면전환을 위한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또 북한 내부 동향과 관련해 "5월 이후 분야별 경제성과 선전 등을 통해 경제난 타개 노력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북한 지도부의 애민 이미지 선전에도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남북 당국회담 무산에 대해선 "북한의 행태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북한이 성의를 갖고 책임 있게 남북 당국대화에 호응해 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기조를 일관되게 견지하면서 남북간 대화의 문은 열어두고 북한이 호응해 올 경우 당국간 대화를 통해 현안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당국회담과 관련해 북측에 수정 제의를 할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원ㆍ부자재 반출 등을 위한 개성공단 실무회담은 여전히 우리가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 장관은 북한이 남북 당국회담 무산 5일 만에 북미 고위급회담을 제의한 것에 대해 "(평소) 한미간에 긴밀하게 논의를 주고받고 있다"며 "북미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한국을 배제한 채 북미대화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점에 대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와 구체적인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미국은) 9ㆍ19 공동성명을 포함한 안보리 제재와 관련해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외무성이 아닌 국방위원회를 통해 북미 고위급 회담을 제의한 것에 대해선 "약간은 이례적"이라며 "작년에 북한이 사회주의 헌법을 개정하면서 국방위 위상을 최고의사결정기구로 규정한 것에 따른 행보"라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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