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우승 기념 반지를 훔쳤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러시아 정부와 미국 NFL 사이에 벌어졌던 진실공방이 '농담 해프닝'으로 끝났다.
NFL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대변인 스테이시 제임스는 "(구단주인) 로버트 크라프트가 슈퍼볼 반지 얘기를 다시 꺼낸 것은 웃자고 하는 유머이자 우스갯소리였다"고 16일 해명했다.
앞서 뉴욕포스트는 "크라프트가 '2005년 러시아 방문 당시 푸틴 대통령이 내 슈퍼볼 우승 기념 반지를 그냥 가져갔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는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는데, 푸틴이 내 반지를 보더니 '이 반지로 사람도 죽일 수 있겠다'며 그냥 끼고 가 버렸다"며 "그 옆에는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3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크라프트가 말한 슈퍼볼 반지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슈퍼볼에서 3년 연속 우승한 기념으로 구단이 제작해 선수와 코치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4.94캐럿 상당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개당 가격은 2만5,000달러(2,800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전화해 '그냥 선물로 준 걸로 하자. 그 반지를 선물로 준다고 얘기하면 미국과 소비에트 관계에 최고의 투자일 것'이라고 설득해 그냥 뒀다"고 했다.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 정부는 강력히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실장은 "내가 당시 두 사람으로부터 20㎝ 떨어진 곳에서 다 봤는데, 크라프트 구단주가 반지를 선물로 준 걸 보았고 들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반지는 (푸틴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소장하지 않고) 크렘린궁 도서관에 있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실장은 "푸틴 대통령이 슈퍼볼 반지 대신 다른 반지를 사서 크라프트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005년 당시 크라프트는 "스포츠 애호가인 푸틴 대통령이 이 반지의 독창성을 알아본 것 같다"며 "러시아 국민과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존경의 상징으로 반지를 푸틴 대통령에게 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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