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무려 여섯 번째 준우승이다.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서 행복했다. 딸의 졸업식을 챙겨준 '가정적인 아빠'로서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필 미켈슨(43ㆍ미국)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또 첫 우승에 실패했다.
미켈슨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의 메리언 골프장(파70ㆍ6,996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1개를 잡아냈지만 더블 보기 2개, 보기 3개로 4타를 잃었다. 전날까지 단독 선두였던 미켈슨은 최종 합계 3오버파 283타로 저스틴 로즈(1오버파 281타ㆍ잉글랜드)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미켈슨이 3라운드까지 단독 1위를 달리며 생애 첫 US오픈 우승에 다가서자 수많은 팬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대회 4라운드가 열린 메리언 골프장에는 갤러리들이 여기저기서 미켈슨의 우승을 응원했다.
전반 9홀에서 더블 보기 2개와 버디 1개로 3타를 잃은 미켈슨은 10번홀(파4)에서 샷 이글을 기록하며 첫 우승의 꿈을 부풀렸다.
그러나 이후 버디 없이 보기만 3개를 쏟아내 다시 한 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특히 16번홀(파4)에서 1.5m 버디 퍼트를 놓친 장면이 아쉬웠다.
미켈슨은 "지금까지 출전한 US오픈 중에서 가장 우승과 가까웠던 대회였다"면서 "이런 기회를 살리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미켈슨이 미국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정상급 기량도 있겠지만 남다른 가족 사랑 때문이다. 그는 큰 딸인 어맨다(14)의 졸업식에 참석하느라 밤 비행기를 타고 1라운드 당일 새벽에 필라델피아 공항에 내린 뒤 3시간 만 자고 경기에 출전해 화제가 됐다. 마침 현지 날짜로 4라운드가 열린 16일은 미켈슨의 43번째 생일이자 아버지의 날이었다.
미켈슨은 2009년 아내 에이미가 유방암 진단을 받자 그 해 브리티시오픈 출전을 포기하고 3개월간 아내 병간호에 전념하기도 했다. 오랜 라이벌로 통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ㆍ미국)가 2009년 성 추문에 휩싸인 것과 대비됐다.
미켈슨은 1999년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US오픈에서만 역대 최다인 여섯 차례 준우승했다. 그는 우승은 놓쳤지만 딸과의 약속을 지킨 아버지로 남게 됐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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