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7연패다. 위기의 계절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었다. 넥센이 잇따른 사건 사고와 심판의 오심, 경기력 저하가 겹치며 삼중고에 빠졌다.
넥센은 지난 9일 베테랑 백업 내야수 김민우의 무면허 음주 운전 사건이 터진 것을 시작으로 일주일 사이 참 많은 일이 벌어졌다. 12일 부산 롯데전에서는 선발 김병현이 4회말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1루쪽 덕아웃으로 공을 던져 퇴장 명령을 받았다. 여기에 13일에는 김민우 대신 1군으로 불러 올린 신현철이 지난 4월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단순히 팀 전력 손실뿐만 아니라 덕아웃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여기에 지난 15일 잠실 LG전에서 0-9로 졌다. 5회말 2사 만루에서 박용택의 땅볼 때 나온 박근영 2루심의 오심까지 벌어졌다.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가 펄쩍 뛰며 불만을 표하고 염경엽 넥센 감독이 항의를 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박근영 심판이 징계로 2군행 통보를 받고 조종규 KBO 심판위원장과 양해영 KBO 사무총장이 넥센 덕아웃을 방문해 사과했지만 이미 분위기는 다운될 대로 다운된 상태였다.
연패 기간 동안 선수들의 경기력도 떨어졌다. 이번 주 들어 우천으로 취소됐던 11일 부산 롯데전을 제외한 주중 5경기에서 14득점에 머물렀다.
넥센은 이날 연패를 끊기 위해 올 시즌 처음 선수단 전체가 농군 패션을 하고 경기에 나섰지만 결국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이날 4-5로 패한 넥센은 23패(32승1무)째를 당하며 3위 LG(33승25패)와의 승차가 반 경기 차로 좁혀졌다. 2-3으로 추격하던 3회말 1사 3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던 정의윤을 런다운으로 쫓다가 공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에러까지 나왔다.
넥센은 선발 앤디 밴헤켄이 부진하자 3회 곧장 이정훈으로 교체했고 한현희(5회)에 이어 7회 2사 후에는 마무리 손승락을 조기 투입했다. 그러나 뒷심 부족으로 넥센은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넥센은 경기 막판 9회초 1사 만루의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5번 강정호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를 때려내며 고개를 숙였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아쉬운 표정으로 "4일 간의 휴식기간을 통해 팀을 잘 정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입맛을 다셨다.
넥센은 지난해 전반기에도 단독 2위로 마무리 지었지만 후반기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결국 6위로 마무리 지어야 했다. 넥센이 4일 간의 휴식기를 털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광주에서는 KIA가 7회에만 무려 6명의 투수를 집중 투입한 끝에 SK를 9-7로 힘겹게 따돌렸다. 투수 6명 교체는 한 이닝 최다 투수 교체 신기록이다. KIA는 7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SK는 4연패 늪에 빠졌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선발 이재곤의 5이닝 1실점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한화를 4-3으로 이겼다. 이로써 롯데는 김시진 감독의 통산 700번째 출전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내 30승2무25패로 5위 자리를 지켰다. 대구에서는 NC와 삼성이 연장 12회 끝에 7-7로 비겼다.
한편 프로야구는 올 시즌 252경기째인 이날 3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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