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간 우리나라 산업은 제조와 유통, 에너지에 편중된 구조로 계속 이어져 왔다. 반 세기 동안 산업구조의 틀이 바뀐 것이 없다. 다가올 50년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대표기업이 나오도록 창조경제 DNA를 일깨워야 한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
“ 우리 산업은 이제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서 있다. 그 동안 편중과 독식으로 고착됐던 산업구조를 바꾸려면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플랜 마련이 시급하다.” (곽동원 미 경영전략컨설팅업체 아서D리틀 파트너)
우리나라 산업을 주도하는 대표 업종과 기업들이 다변화하지 못한 채 편중된 구조로 고착화되면서 신산업이 주력 수출산업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산업계 역시 ‘저출산 ㆍ고령화’의 덫에 발목이 잡혀있는 셈이다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 결과, 지난해 50년간 우리나라 주요 산업구조는 거의 바뀌지 않은 채 지난해 10월 현재 국내 10대 수출품목은 10위권에 오른 지 평균 23년이나 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와 선박해양구조물, 철강판 등이 1977년 10대 수출품목에 포함된 지 올해로 35년째 대표선수로 자리를 지켜오고 있고, 석유제품은 28년, 자동차 및 컴퓨터 26년, 합성수지는 17년째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주력 산업군이 고착화된 채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우리 10대 산업에서 1위를 하는 기업의 나이도 LG전자 56세, SK에너지 52세, 현대자동차가 47세, 삼성전자가 45세 등으로 평균 54세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기업에는 항공우주 13개사, 제약 12개사, 헬스케어 6개사, 음료 5개사, 엔터테인먼트 5개사, 소프트웨어 3개사가 포진해 있는데, 국내 100대 기업에는 이런 업종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자동차, 전자 말고는 거의 글로벌산업이 없는 상황”이라며 “군수, 항공, 엔터테인먼트, 제약 등 우리가 손대지 못하고 있는 신산업 성장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전경련은 또 “미국의 경우 직업 종류가 3만 개나 되는데 반해 한국은 1만 개 뿐으로, 직업 1개당 평균 고용인원 1,000 명을 기준으로 하면 직업이 5,000개만 늘어나도 500만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산업 공략을 위해 정부가 취해야 할 구체적인 전략마련도 시급한 과제이다.
곽동원 아서디리트 파트너는 “세계적으로 IT기반의 산업 융복합화와 소비자의 웰빙 트렌드를 감안한 산업분야 등이 혁신형 미래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 같은 혁신 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기위해서는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강화함으로써 인재들이 유입돼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구조의 기반을 우선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경쟁력이 뛰어난 반도체와 웨이퍼 가공기술을 보석가공에 활용한다면 한국판 반 클리프 앤 아펠(프랑스 보석회사로 불가리와 티파니 등 세계 5대 명품보석 브랜드)같은 기업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IT융합과 뿌리산업을 활용한 창조경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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