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이 함께 개발한 적외선카메라(CIBER)가 우주 탄생 초기의 흔적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6일 오전 12시(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항공우주국(NASA) 왈롭스 비행센터에서 미국 과학탐구 로켓에 실려 발사된 CIBER이 15분 동안 관측한 데이터를 정상적으로 수신했다"고 밝혔다. 천문연과 NASA,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공동연구팀은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이 데이터를 분석할 예정이다.
2010년 12월 '미래창조과학부(옛 교육과학기술부)-NASA 항공우주협력'의 하나로 개발되고 있는 우주용 적외선카메라 시스템은 이번이 네 번째 발사다. 2009년과 2010년, 2012년에도 각각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 3차례 발사로 얻은 데이터는 현재 분석이 거의 완료돼 이르면 올해 안에 국제학술지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적외선카메라가 확보한 데이터는 빅뱅 이후 약 10억년이 지난 우주 탄생 초기에 생겼던 빛과 물질의 흔적을 적외선으로 관측할 수 있을 거라는 가설을 증명하는 근거가 된다. 지금까지 천문우주 분야에서는 관측이 가능하다는 주장과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오랫동안 팽팽히 맞서 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이대희 천문연 핵심기술본부 우주탑재체팀장은 "CIBER이 확보한 데이터는 은하계가 만들어지기 전 우주의 빛과 물질이 어떻게 분포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며 "논문이 발표되면 우주 초기 가장 세게 나온 빛인 자외선이 우주가 팽창하면서 적외선이 됐기(적색편이 현상) 때문에 적외선카메라로 관측할 수 있을 거란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주 적외선을 관측하는 CIBER은 인공위성에 실리는 다른 카메라나 망원경과 달리 시야가 아주 넓다. 보통 우주 망원경은 좁은 영역에서 특정 별이나 은하를 관측하기 때문에 시야가 1,000분의 1도 안팎이다. 이에 비해 CIBER은 1.4도다. 1,000배 가량 넓은 영역을 보는 것이다. 이 팀장은 "우주공간에 불균질하게 퍼져 있는 은하와 별의 잔상을 관측하기 위해 특화한 카메라"라며 "지금까지 나온 우주관측용 적외선카메라 중 시야각이 가장 넓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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