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의 ‘돈줄’ 역할을 한 인사들을 유럽 지역의 주요 국가 대사직에 대거 임명했다. 대통령 선거 공신들에게 대사직을 전리품처럼 나눠주는 엽관주의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재선 캠프에서 2011∼2012년 재무담당 국장을 지낸 동성애 권리 운동가인 루퍼스 기퍼드를 덴마크 대사에 지명했다. 또 백악관을 재단장하는 마이클 스미스의 파트너이자 역시 공개 동성애자인 제임스 코스토스를 스페인 대사에, 캘리포니아 지역 선거자금 모금 총책인 존 에머슨을 독일 대사에 각각 지명했다. 유럽 지역의 노른자위 대사직이 대통령 선거에 기여한 인사들에게 논공행상식으로 돌아간 것이다. 미국 대사직은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을 지명하면서 “이렇게 헌신적이고 능력 있는 인물들이 국민에 봉사하고자 행정부에 동참하겠다고 선뜻 동의한 데 대해 무한한 신뢰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지명된 에티오피아나 파라과이 대사직은 국무부 직업 외교관 등에게 배정됐다. 미국에서는 우방인 서유럽과 카리브해 국가 대사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지만, 아시아와 중동ㆍ아프리카는 기피 대상이어서 이 지역에는 대부분 직업 외교관들이 파견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자금을 가장 많이 내거나 모아준 억만장자 페니 프리츠커를 상무장관에, 톰 휠러를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발탁했다. 또 일본 주재 미국 대사에는 1963년 암살된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재클린 여사 사이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를 지명했다. 캐롤라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로, 2008년과 201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으며 지난해 대선 때는 선거대책본부 공동의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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