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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수사결과 발표] 내부 아닌 외부세력이 유출 의심… 이례적 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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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수사결과 발표] 내부 아닌 외부세력이 유출 의심… 이례적 강경

입력
2013.06.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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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감찰본부는 14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의 '국정원 대선ㆍ정치 개입 의혹 사건' 수사결과 일부가 사전에 언론에 유출된 것과 관련, 채동욱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특별감찰에 착수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아침 신문에서 '수사팀이 대검 및 법무부에 보고한 수사보고서를 입수했다'며 국정원 직원들이 게시한 댓글 내용 등을 보도했다.

채 총장은 이 보도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채 총장은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중차대한 사건의 수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 일부 수사 참고자료가 대외적으로 유출되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검찰 내부에서 이 자료가 유출됐는지, 유출됐다면 유출자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감찰을 지시했다.

검찰은 그간 수사 자료 등이 언론에 보도되는 사안을 두고 은밀하게 조사한 전례는 있었지만 검찰총장이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이 수사 과정에서 수사기밀 누설이나 피의사실 공표가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누차 강조했음에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상당히 격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게다가 검찰에서는 검찰 내부 또는 외부인사가 의도적으로 수사 보고서를 유출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신병 처리를 두고 법무장관의 검찰에 대한 부적절한 수사 지휘 논란까지 일어날 정도로 수사 과정과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 사안으로, 수사결과에 불만을 가진 특정 인사가 '언론 플레이'를 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검찰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결국 채 총장으로서는 수사 자료 유출이 검찰 내부에서 이뤄졌다면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검찰과 법무부와의 갈등설 등을 봉합하려는 계획에 찬물을 끼얹은 행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검찰 외부를 향한 총장의 '공격적인 한 수'라는 해석도 있다. 수사 보고서 유출 근원지가 검찰 내부인지 법무부나 청와대 등 외부인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만일 감찰을 통해 내부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수사나 사법처리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외부세력이 있다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날 "내부에서 한 게 아니라면 그건 수사 상황"이라고 말한 것도, 감찰 이후 '외부'를 밝히기 위한 수사까지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으로서는 일단 이 같은 행위가 검찰 전체에 대한 배신 행위로까지 볼 정도로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감찰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내부가 아니라는 걸 밝히기 위해 감찰을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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