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중소 조선업계의 수주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30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침체된 조선산업이 바닥을 찍은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4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1분기 256만CGT(수정환산 톤수)를 수주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22.5% 증가한 것으로, LNG선, 탱커 등 상선 수주가 호조를 보인 덕이다.
특히 중소 조선사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현대 대우 삼성 현대미포 현대삼호 STX 한진 등 7대 조선업체를 제외한 중소 조선사들의 1분기 수주량은 60만1,000CGT로, 전년 동기(2만4,000CGT)에 비해 30배 가까이 치솟았다. 1분기 수주잔량 역시 319만CGT를 기록,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가 꺾였다. 중소 조선사들의 1분기 수주액도 9억3,000만달러(추정)로, 전년 동기(7,000만달러) 대비 13배나 늘어났다. 중소 조선사들의 수주량 증가는 벌크선과 중소형 탱커의 발주규모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이후 추락을 거듭해 온 조선업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선박 임대료인 용선료가 중소형 탱커를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업황 회복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벌크선 운임과 용선료는 여전히 최악의 수준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2분기에도 중소형 탱커를 중심으로 발주물량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치열한 수주경쟁 탓에 가격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바닥을 지났어도 위기는 지속되고 있는 만큼, 중소 조선사들은 무리한 저가 수주보다 생존에 필요한 일감을 확보하면서 향후 본격 회복에 대비한 기술력 축적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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