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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범 이대우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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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범 이대우 검거

입력
2013.06.1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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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천신만고 끝에 전국을 종횡무진 하던 도주범 이대우(46)씨를 부산에서 14일 붙잡았다.

이날 오후 6시55분쯤 부산 해운대경찰서 강력팀 소속 정우정 경사와 배정훈 경장은 해운대역 인근을 수색하던 중 모자를 눌러쓴 채 길에서 서성이던 한 남성을 발견했다. 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하며 얼굴을 쳐다보자, 남성의 표정은 굳어졌다. 순간 경찰은 "이대우다!"라고 소리치며 삼단봉을 꺼내 들었다. 이에 이 남성은 "네…"라며 고개를 떨군 채 순순히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검거 직후 이씨 몸을 수색하다 오른쪽 옆구리 쪽 옷 안에 감춘 과도를 발견해 압수했다. 당시 가방을 멘 이씨는 줄무늬가 있는 반소매 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이었고 가발을 쓴 채 베이지색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다. 그는 해운대서에서 간단한 조사를 받은 뒤 오후 8시30분쯤 전주지검 남원지청으로 이송됐다.

이씨는 도주행각을 벌인 25일 내내 경찰을 농락하며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경찰은 이씨가 도주 1주일만인 지난달 27일 교도소 동기에게 도주자금을 빌리러 서울 종로 한복판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경찰은 당시 이씨가 교도소 동기에게서 돈을 빌리는데 실패하자 1일 동기를 다시 만나기로 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잠복수사를 벌였지만 이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경찰은 이씨를 잡기 위해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는 한편 현상금 1,000만원까지 걸고 2만5,0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 검문검색을 강화했지만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부산에서 이씨의 종적이 확인된 것은 우연이었다. 검거 전날인 13일 오전 8시40분쯤 인부인 김모(51)씨가 철거 작업을 하기 위해 부산 수영구 민락동 동방오거리 부근 재건축 현장을 찾았다가 1층과 2층 사이 다락방에 누워 있는 이씨를 발견했다. 광안리해수욕장, 해운대해수욕장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김씨가 "여기서 뭐하냐"고 묻자 이씨는 "잘 곳이 없어 여기 있다"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이씨는 김씨가 작업을 준비하던 사이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삭발에 가까운 용모를 한 이씨는 당시 연보라색 반소매 티셔츠와 회색 긴바지 베이지색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다.

김씨는 이씨를 노숙자로 여겨 목격 직후 신고하지 않다가 귀가 후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경찰이 수배중인 이씨라고 판단, 같은 날 오후 6시40분쯤 집 주변 파출소를 직접 찾아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최초 신고 접수 후 2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이씨가 발견된 재건축 현장 관할지역의 지구대에 통보했고, 이 지구대는 오후 9시4분 신고자 김씨에게 전화연결을 시도했다. 이에 김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이대우를 발견했다고 신고했는데 이제서야 경찰관에게 전화가 왔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신고자 김씨를 찾아내 정확한 신고내용을 듣고 최초 신고 후 6시간 넘게 지난 14일 오전 1시15분쯤에야 현장에 찾아가 두 차례 일대를 수색했으나 이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수색에 실패한 경찰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현장에 재출동, 지문을 채취하고 3시간 뒤 이씨 지문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곧바로 부산은 물론 경남 지역에 대대적인 수색 명령을 내린 끝에 이씨의 신출귀몰한 도피 행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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