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SK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프로야구 '양강'으로 군림했다. 매 시즌 초반부터 순위표 위 자리를 점령했고, 2007년과 2008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하며 프로야구를 지배해 왔다. 그러나 올 시즌 두 팀은 나란히 하위권 레이스를 전전하는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13일 현재 두산이 27승1무28패로 6위, SK는 23승1무28패로 위다."언젠가는 치고 올라갈 팀"이라고 했던 야구 전문가들도 이제는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치명적인 마운드 붕괴
올 시즌을 앞두고 홍성흔을 다시 불러 들인 두산은 KIA, 삼성과 함께 '3강'으로 분류됐다. 삼성과의 개막 2연전에서 폭발적인 타격으로 연승을 거둘 때만 해도 '역시'라는 탄성이 쏟아 졌다. 그러나 개막 후 약 2개월이 지났지만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프로야구 사상 첫 이틀 연속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고 1,890일 만의 6연패를 맛보기도 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도 4강 후보였다. 이호준(NC) 등 전력 누수가 있었지만 선수들의 저력과 경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는 특히 하위 팀에 번번이 발목을 잡히고 있다. 지난 주 4일 휴식 후 8위 NC, 9위 한화를 연달아 만났지만 2승4패로 고개를 숙였다. 올 시즌 NC에 3승6패로 철저하게 눌리고 있다.
두 팀의 최대 문제점은 마운드다. 두산은 8차례, SK는 7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김진욱, 이만수 감독의 리더십 시험대
베테랑의 부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두산은 김동주, 손시헌과 부상에서 돌아온 이재우, 정재훈도 정상 기량과 거리가 있다. SK 역시 박정권, 박재상, 김강민 등이 부진하다. 그러나 두 팀은 9개 구단 가운데서도 가장 선수층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결국 '선택과 집중'의 문제이며 감독의 리더십과 용병술이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두산은 매 경기 타순과 포지션이 달라지며 SK 역시 특별한 이유 없이 벤치에 앉혀 두는 선수가 많았다. 두산의 한 선수는 "팀 내에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한다. 한 야구인은 "SK 전력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7위에 있을 팀은 아니다"고 말했다.
두 팀이 맞붙었던 2007, 2008년 한국시리즈와 2009년 플레이오프는 역대 포스트시즌에서도 명승부로 회자된다. 그만큼 빈틈 없는 야구 실력을 자랑하며 프로야구 수준을 끌어 올린 두 팀이었다. 하지만 6,7위로 몰락한 두산과 SK의 반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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