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4일 "남북 간에 근본적인 신뢰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김대중평화센터 주최로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ㆍ15 정상회담 1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류 장관은 "새 정부는 6ㆍ15선언을 포함해 7ㆍ4공동성명, 10ㆍ4 선언 등 남북간의 합의를 존중한다"며 "이런 합의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남북 간에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통일부 장관이 6ㆍ15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은 5년만의 일이다.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가운데 류 장관이 행사에 참석한 데 대해 북한을 향한 '유화제스처'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통일부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류 장관은 남북당국회담 무산과 관련해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기 위한 진통"이라면서 "이번에 보여준 북한의 모습은 많은 국민을 실망시켰다. 남북 간에 초보적 신뢰조차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신뢰의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로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개성공단 가동 중단 상태를 언급하면서 "6ㆍ15 13주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 북한이 상호 존중과 호혜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6ㆍ15기념행사의 공동개최는 정부가 불허함에 따라 남과 북이 따로 개최하게 됐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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