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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중도파 로우하니 선전… 21일 결선투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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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중도파 로우하니 선전… 21일 결선투표 가능성

입력
2013.06.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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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선거가 14일(현지시간) 전국 6만6,000여개 투표소에서 치러졌다. 1979년 이란혁명으로 현재의 신정(神政)체제가 수립된 이래 열한 번째 대선이다. 6명의 후보 중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후보가 21일 결선을 치른다. 투표 결과는 15일 오후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 결선투표가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핵개발로 인한 외교적 고립과 경제난에 불만스러워하는 이란 민심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두 보수파 후보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한 중도개혁 진영 하산 로우하니(64)의 당선 여부가 주목된다. 이란 대통령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73) 최고 지도자에 이은 권력 2인자이지만 하메네이에 대한 반감이 팽배한 터라 차기 대통령의 권한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로우하니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 언론자유 신장, 여권 신장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물론 최고지도자가 군 통수권, 안보ㆍ국방ㆍ외교정책 결정권을 쥐고 있어 핵개발, 시리아 정책 등 주요 현안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 대선은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측근 에스판디아르 라힘 마샤에이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두 정치 거물의 후보 등록으로 열기를 띠다가 하메네이의 영향권에서 후보 승인권을 행사하는 헌법수호위가 이들을 배제하고 8명의 출마를 승인해 뻔한 결과가 예견됐다. 사이드 잘릴리(47) 이란 핵협상 수석대표와 모함마드 바케르 칼리바프(51) 테헤란 시장 등 유력 후보들이 모두 보수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도 성향의 로우하니가 라프산자니와 모함마드 하타미 등 두 전직 대통령의 공개 지지, 표밭이 겹치는 개혁파 후보 모함마드 레자 아레프(61)의 중도사퇴로 급부상하며 판세가 변했다. 로우하니의 주요 지지층은 이란혁명 이후 출생한 30세 이하 유권자들로, 이들의 인구는 전체 유권자(5,048만명)의 3분의 1에 이른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로우하니는 칼리바프 또는 잘릴리와 결선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선거 직전까지 부동층 및 무응답자가 40%에 이르렀던 것이 변수다. AP통신은 "2009년 대선 부정선거를 경험한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 사이에 투표 거부 여론이 여전하다"며 "투표한 사람보다 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13일 "혁명수호위라는 선출되지 않은 기관이 후보들을 골라내 이란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했다"며 "국제적 기준이 요구하는 자유, 공정성, 투명성에 미흡하다"며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란이 선거란 걸 치른다지만 (하메네이의) 1인 독재와 핵개발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로우하니를 비롯한 모든 후보들이 자국의 평화적 핵개발 권리와 대시리아 정책을 옹호하는 점을 의식한 반응으로 보인다. 하메네이는 14일 투표를 마친 뒤 "미국은 지옥에나 가라"고 격하게 반응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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