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성 물질인 수은이 배출량 기준치보다 최고 3,687배 초과하는 등 유해물질이 다량 포함된 폐수를 몰래 버린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 업체가 버린 폐수에는 청산가리로 불리는 시안이 기준치의 900배를 초과해 검출되기도 했고, 구리, 납, 카드뮴, 크롬 등 중금속도 상당량 검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허가를 받지 않거나 방지시설을 정상 가동하지 않고 맹독성 폐수 총 2만2,700톤(하루 평균 약 920톤)을 배출한 24개 업체를 적발해, 21곳은 형사입건하고 3곳은 관할구청에 폐쇄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도록 조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적발된 24개 업체 가운데 귀금속 도금ㆍ제조업체 17곳은 시내 중심가에서 무허가 배출시설을 운영하며 장기간에 걸쳐 맹독성 폐수를 몰래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C도금업체는 10년간, U귀금속제조업체는 12년 동안 맹독성 폐수를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폐수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수은, 구리, 납 등은 기준치를 2~3,687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음이온계면활성제도 21~567배 초과 검출 됐다. 음이온계면활성제는 하천에 햇빛과 산소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
특히 폐수 방류 허가를 받은 2개 업체는 비밀 배출구를 설치해 맹독성 폐수를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D사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구리, 아연 등이 기준치를 초과한 고농도 폐수 1,252톤을, J사도 폐수 방지시설인 여과기 앞부분에 가지배관을 설치해 10일간 중금속으로 오염된 10톤의 폐수를 흘려 보냈다. 시는 이 두 업체 관계자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시 특사경은 폐수 무단 방류행위가 잦아지는 장마철을 앞두고 지난 4월부터 2개월간 대대적 단속을 실시해 이들의 덜미를 잡았다. 박중규 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앞으로도 장마철을 틈타 폐수를 무단 방류하거나, 무허가 배출시설을 숨겨놓고 운영하는 행위를 적극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