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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배 8강 진출자 '0'… 한국바둑 '최악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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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배 8강 진출자 '0'… 한국바둑 '최악 참사'

입력
2013.06.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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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 최악의 날이었다. 12일 강원 강릉시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에서 벌어진 제18회 LG배 기왕전 본선 16강전에서 한국은 출전선수 6명 전원이 중국과 일본에 패해 8강에 단 한 명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반면 중국은 6명, 일본 2명이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이 세계대회 8강에 한 명도 오르지 못한 건 1988년 1회 후지쓰배와 1997년 10회 후지쓰배에 이어 16년 만에 겪는 참사다. 특히 한국이 주최하는 세계대회서는 사상 처음 겪는 일이다. 이로써 6년 만에 우승컵 탈환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LG배는 13회 대회부터 중국 선수가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LG배에 한국은 없다

한국은 이번 LG배 본선에 이세돌(랭킹 1위) 박정환(2위) 김지석(3위) 최철한(4위) 강동윤(5위) 조한승(6위) 박영훈(9위) 이창호(11위) 이영구(14위) 목진석(16위) 홍성지(18위) 안조영(33위) 안형준(41위) 김성진(44위) 등 14명이 출전했다. 랭킹 10위권 중에서 군 복무 중인 백홍석, 원성진과 김승재를 제외한 전원이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이밖에 중국 13명, 일본 4명, 대만 1명이 출전해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10일 벌어진 본선 1회전(32강전)에서 박정환, 김지석, 최철한, 강동윤, 조한승, 박영훈, 이창호, 홍성지 등 8명이 탈락했다. 특히 10위권에서 유일하게 이세돌만 살아남았을 뿐 상위 랭커들이 줄줄이 중국과 일본 선수에게 무릎을 꿇어 일찌감치 위기감이 감돌았다.

아니나 다를까. 12일 속개된 2회전(16강전) 결과는 너무 참담했다. 이세돌, 목진석, 안조영, 안형준, 김성진이 중국 선수에 가로막혔고 이영구는 이야마 유타에게 져 LG배 사상 처음으로 한국 선수가 8강에 한 명도 오르지 못했다.

중국 '90후'가 8강 석권

중국은 32강전에 13명이 출전해 7명이 16강전에 진출했고 결국 천야오예(24) 리저(24) 저우루이양(22) 퉈자시(22) 샤천쿤(19) 리친청(15) 등 6명이 8강에 올랐다. 천야오예와 리저가 1989년생이므로 사실상 '90후' 세대가 중국 바둑의 주축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셈이다. 이 가운데 퉈자시, 리친청, 샤천쿤은 메이저 세계대회 첫 8강 진출이다. 특히 한국팬들에게 이름조차 생소한 샤천쿤은 중국 랭킹 119위로 그동안 국내대회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는데 세계대회 첫 본선 출전에서 8강까지 오르는 행운을 잡았다.

한국의 본선 진출자 14명이 모두 자국 랭킹 50위 이내인데 반해 중국은 13명 가운데 절반이 50위 바깥이었으나 한중 맞대결에서는 32강전에서 7승4패, 16강전에서 5전 전승으로 중국이 크게 앞섰다. 이번 LG배 본선은 한국의 1980년대생과 중국 '90후 세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는데 결국 중국 신예들이 완승을 거둔 셈이다.

일본 5년 만에 8강 진출

일본은 32강전에 4명이 출전해 이야마 유타와 다카오 신지가 나란히 8강 진출에 성공, 알찬 수확을 거뒀다. 일본 선수가 LG배 8강에 오른 건 2008년 13회 대회(야마시타 게이고와 고노 린)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화재배에선 2008년 야마시타 이후 8강 진출자가 없으며 2011년에 이야마가 후지쓰배 4강, 2012년 조치훈이 응씨배 8강에 오른 바 있다. 일본은 그동안 세계대회에서 참패를 거듭하자 최근 사상 최초로 국가대표팀을 결성, 선전을 다짐했는데 이후 첫 출전한 LG배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매우 고무된 분위기다.

추첨 결과 8강전에서는 이야마와 천야오예, 다카오 신지와 퉈자시, 저우루이양과 리친청, 리저와 샤천쿤이 격돌한다. 8강전과 4강전은 11월 11일과 13일 열릴 예정이다.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다음 주 춘란배 결승 3번기 결과 관심

사실 이번 LG배 참패는 전혀 놀라울 게 없다. 오히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다. 이미 수 년 전부터 한국은 중국과의 맞대결에서 계속 열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에는 이세돌, 백홍석의 선전에 힘입어 세계타이틀 획득수에서 간신히 균형을 맞췄지만 올 들어서는 LG배, 응씨배, 백령배 등 굵직한 세계대회 우승컵이 잇달아 중국으로 넘어 갔다.

다음 주 중국 산둥성 지난에서 열리는 이세돌과 천야오예의 춘란배 결승 3번기(17~20일)가 사실상 올해 한국바둑에 남은 마지막 세계 정상 탈환 기회다. 만일 여기서마저 패한다면 한국 바둑은 앞으로 걷잡을 수 없는 침체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세돌과 천야오예는 그동안 5번 만나 이세돌이 4승1패를 거뒀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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