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한국과 이란의 장외 신경전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한국과 이란은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A조 1, 2위인 한국과 이란은 월드컵 본선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지만 최종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란은 반드시 한국을 꺾어야만 월드컵 본선 티켓을 자력으로 딸 수 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경기에서 최종 예선의 유일한 패배를 당했다. 이로 인해 설욕전에 대한 의욕이 대단하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 예선 7차전이 끝난 뒤 "이란이 밉다. 이란 원정 경기에서 푸대접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이런 발언이 한국과 이란의 뜨거운 장외 신경전의 시발점이 됐다. 13일 이란은 전세기를 통해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최 감독의 발언에 대해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강희 감독이 이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이란 원정 때 푸대접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는데 우리는 최선의 대접을 해줬다. 그렇기 때문에 최 감독이 이란 국민에게 모욕을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장의 반응에 최 감독도 발끈했다. 그는 "이란 감독이 세계적인 팀에서 좋은 것만 배우기를 바랐는데 엉뚱한 것만 많이 배운 것 같다. 축구는 정치가 아니다. 단지 축구 경기일 뿐"이라며 비꼬았다. 이어 최 감독은 "한마디만 하자면 케이로스 감독에게 내년 월드컵은 고향인 포르투갈에서 텔레비전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독설을 날렸다.
케이로스 감독이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유니폼을 사서 최 감독에게 선물로 주겠다"는 성토에 최 감독이 그대로 맞받아친 것이다. 최감독은 "과거에 유니폼 입고 지도한 적이 있다. 차라리 유니폼 열 한 벌을 달라고 전해달라. 케이로스 감독이 이란 국민까지 운운하는 게 굉장히 섭섭하다. 더는 이런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A조 1위 한국은 이란전에서 대패만 하지 않아도 월드컵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란 케이로스 감독은 '잠 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격'이 됐다. 한국은 이란 원정 경기를 만회하기 위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최 감독은 "고민은 없다. 우즈베키스탄전이 가장 고비였지만 선수들이 슬기롭게 넘겼다. 이란전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준비하겠다"며 이란의 사생결단 의지에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은 15일 오전 울산으로 건너가 이란전을 대비할 예정이다. 한국과 이란 경기는 이미 현장 판매분 1,000석을 제외하고 매진이 될 정도로 폭발적인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은 이란에 상대 전적에서도 근소하게 뒤지고 있기 때문에 최종전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