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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보다 비싼 민자기숙사… 대학생이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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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보다 비싼 민자기숙사… 대학생이 웁니다"

입력
2013.06.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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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SK국제학사' 249만원, 고려대 '프런티어관'234만원, 숭실대 '레지던스홀'189만원, 동국대 '남산학사' 140만원…. 서울지역 대학의 신생 기숙사 한 학기(4개월) 기숙사비(1인실)는 등록금 못지 않다. 학교 주변에 2명이 원룸을 빌려 함께 거주하는 경우(1인당 월 25만원)보다 2~3배 비싸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이들 기숙사는 외부 투자로 지은 민자사업 기숙사(이하 민자 기숙사)다. 일부 대학의 민자 기숙사비는 하숙집이나 자취방에 비교할 수 없이 비싸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민간 기업이 학교에 자금을 투자해 건설, 운영하는 민자 기숙사는 소유권은 학교에 있지만 운영권은 일정 기간 사업시행자가 갖고 사용료를 받는다. 돈이 부족한 대학들이 좋은 시설을 갖춘 대형 기숙사를 지을 수 있는 돌파구로 인식하면서 민자 기숙사가 크게 늘었다.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간투자법' 개정으로 2005년 처음 전북대 부산대 등에서 지어진 이후 현재까지 전국 51개(국립대 31개, 사립대 19개) 대학이 민자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기숙사의 건설과 운영에 들어간 비용은 상당부분 기숙사비로 전가된다. 고려대 직영 기숙사의 비용은 한 학기 154만원이지만 민자 기숙사인 프런티어관은 234만원으로 80만원이나 비싸다. 고려대 프런티어관에 거주하는 임수진(20ㆍ환경보건학 1)씨는 "시설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저렴한 것이 최우선 아니겠느냐"면서 "기숙사라기보다 영리 목적의 숙박시설이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민자기숙사 설립 현황 및 평균 기숙사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민자 기숙사의 평균 비용은 1인실 34만원, 2인실 22만원으로 직영 기숙사에 비해 2~4배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권지웅 대학생 주거권네트워크 대표는 "민간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정 기간 후 운영권을 반환해야 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투자비를 뽑기 위해 비싼 기숙사비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숙사가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고 부담은 학생들이 떠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기숙사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기숙사 신축비용을 마련하기 힘든 대다수 사립대에 민자 기숙사는 적은 비용으로 학생 복지를 확충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기숙사비가 치솟아도 대다수 학교가 사업자의 기밀이란 이유로 산정기준 공개를 꺼려 가격 조정도 쉽지 않다. 민달팽이 유니온 등 전국 대학생 100여명은 13일 고려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자 기숙사를 운영하는 전국 14개 대학을 대상으로 기숙사비 책정 근거에 대한 정보공개를 신청했다. 이들은 대학들이 정보공개를 거부할 시에는 공익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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