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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등골 파먹는 '대출사기범'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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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등골 파먹는 '대출사기범' 경보

입력
2013.06.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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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이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등골을 파먹는 대출사기범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정상적인 대출이 어려운 신용불량자는 물론 합법적으로 햇살론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도 사기를 당하고 있다.

날로 진화하는 사기수법

A씨는 지난달 대출안내 전화를 받고 금융기관에 1,500만원을 신청했으나 대출금은 구경도 못하고 '세금' 명목으로 300만원만 날렸다. 사기꾼들은 "대출 기관이 보증을 서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하는데, 월말 정산 후 다음달에 환급해 준다"고 안심시킨 뒤 돈만 받고 소식을 끊었다.

서민경제난이 심화하면서 관계당국의 홍보와 단속에도 불구하고 대출사기가 되레 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적발한 대출사기는 395건 15억원으로 월평균 79건 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월평균 74건 2억원보다도 건수로는 5건, 금액은 무려 1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햇살론 대출알선 사기부터 통장발급 보증금, 세금, 수수료 등 각종 명목의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최근 대구 동부경찰서에 대출사기 혐의로 구속된 권모(35)씨 일당은 대부업체를 통해 실제 대출을 받게 한 뒤 저금리로 바꿔 주겠다며 대출금의 50%에 이르는 보증금을 맡기게 한 뒤 빼돌리는 수법으로 155명으로부터 7억700여만원을 챙겼다. 대구에 사는 임모(34)씨는 유력 금융기관을 사칭, 대출한도 1억원짜리 저금리 마이너스 통장 발급 보증금으로 4,000만원이나 송금했다가 떼였다.

대구지역 대학 휴학생 예모(24)씨는 지역 생활정보지에 난 대출광고를 보고 연락을 했다가 최신 스마트폰 2대를 털렸고, 범인들은 또 예씨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무단으로 가입한 인터넷과 IPTV 17회선 지원금 164만을 받아 챙겼다.

햇살론 대출사기는 신고조차 없어

특히 햇살론 대출사기는 피해자 스스로 '불법'대출로 여기고 있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사기범들은 정상적으로 햇살론 대출이 가능한 저소득ㆍ저신용자들에게 "전산조작을 통해 대출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접근, 실제 대출 후에 조작 대가로 대출금의 20%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불법대출'에 가담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신고가 전무한 상태다. 이들 사기꾼들은 최근에는 국민행복기금 대출 사기에도 진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대구지방경찰청이 수사 중인 햇살론 대출사기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100명이 넘는데도 그 동안 단 한 건도 신고도 없었다.

대구지방경찰청 안재운(경위) 지능범죄수사팀장은 "범인들은 미리 대출금융기관 담당자들의 신상을 파악한 뒤 피해자들을 해당 금융기관으로 보내 대출신청을 하도록 하기 때문에 쉽게 속아 넘어간다"며 "전산조작 등 불법행위로 대출을 한 것으로 믿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사기 막을 수 없나

경찰은 지속되는 서민경제난과 함께 합법적 대출중개업자 중 일부가 사기 대열에 뛰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터무니 없는 유혹에도 막다른 길로 내몰린 사람들이 쉽게 넘어가는 것이다.

대출사기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만 사기꾼들이 대포통장과 대포휴대폰, IP추적이 어려운 인터넷인 '와이브로에그' 등을 이용하고 있어 추적이 어렵고 피해회복도 거의 되지 않는 상황이다.

안 팀장은 "대출 과정에서 보증금이나 수수료를 요구한다면 100% 사기"라며 "대출중개업자들이 수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이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햇살론 대출 희망자는 모집인 등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금융기관을 방문해 상담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지금이라도 대출 수수료를 준 사람들은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채승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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