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창신ㆍ숭인동 일대 뉴타운(재정비촉진) 지구가 주민 요청으로 지구 해제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 35개 뉴타운 지구 가운데 지구 전체가 해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창신ㆍ숭인 뉴타운 지구 내에 속한 14개 촉진구역 가운데 7개 구역이 지난 4월 토지 등 소유자 30% 이상 동의로 구역 해제를 신청함에 따라 뉴타운 지구 해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2월 개정된 도시ㆍ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구역의 경우 토지 등 소유자의 30% 이상이 동의하면 정비구역 해제를 요청할 수 있다.
창신동 일대 84만6,100㎡는 지난 2007년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뉴타운 개발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마저 하락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구역 해제를 신청한 곳은 창신 7∼10구역, 창신 12구역, 숭인 1∼2구역으로 면적은 44만6,100㎡다. 이로 인해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의 면적은 40만㎡로 줄게 됐고,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상 주거지형 뉴타운은 지구면적이 50만㎡를 넘어야 한다는 규정에 미달하게 되면서 전체 뉴타운 지구 해제가 결정됐다.
뉴타운 지구가 정식으로 해제되면 주민의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가 가능하게 돼 주택 개량·신축을 할 수 있게 된다. 해제 구역 주민이 원하면 시가 추진하는 주거환경관리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리모델링 활성화 사업 등의 대안 사업을 선택할 수 있다. 구역 해제를 요청하지 않은 나머지 7개 구역은 주민도 별도의 정비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시는 창신동 일대가 동대문 패션 상권의 배후지라는 점에서 이를 재래시장과 연계한 산업 관광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봉제박물관과 특화거리 조성, 동대문·서울 성곽길 연계 관광코스 조성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는 오랜 기간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아온 주민들이 지구 해제를 결정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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