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넥센이 연이은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즌 초반 다양한 작전 야구와 백업들의 활약으로 새 바람을 일으켰던 염경엽 넥센 감독은 요즘'호사다마(好事多魔)'를 누구보다 절실히 깨닫고 있다.
최근 1군 백업요원이었던 내야수 김민우가 음주 사고를 내 중징계를 받은 데 이어 또 다른 내야수인 신현철이 똑 같은 사고를 내고 불구속 기소되는 일까지 벌어져 선수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김민우는 팀 자체적으로는 1개월 출전정지에 벌금 1,000만원을 받은 데 이어 지난 11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서'3개월간 야구활동정지'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사실상 올 시즌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신현철까지 지난 4월8일 새벽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만취 상태로 택시 기사를 들이받는 음주 뺑소니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13일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취소 수치를 넘는 0.189%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신현철은 지난 9일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를 냈던 김민우 대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였다. 넥센 구단은 이와 관련해 자체 조사를 통해 위법 사실을 확인했으며, KBO의 요청에 의해 14일 열리는 KBO상벌위원회의 징계 결정 이후 중징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넥센은 "김민우의 음주 사고에 이어 발생한 신현철의 사고에 대해 구단에서는 선수단 관리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참담한 심정을 담아 팬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재발 방지를 위해 무한한 노력을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잇따른 음주 사건으로 넥센은 팀 전력의 손실보다 그 동안 쌓아놨던 구단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다. 넥센은 전신 현대 시절부터 선후배간 꾸준한 소통을 통해 구설수가 없는 팀으로 꼽혔다. 그러나 한 달 사이에 벌어진 연속적인 사건으로 힘들게 쌓아온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다.
게다가 12일 부산 롯데전에서 4회 마운드를 내려오던 김병현이 1루 덕아웃을 향해 공을 던졌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해 안 그래도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더욱 침통하게 만들었다. KBO는 14일 오전 이와 관련한 징계를 논의하는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병현은 "누구를 맞히려는 의도도, 고의성도 전혀 없었지만 다른 분들이 보기에 충분히 오해할 수가 있었다. 불필요한 행동을 한 것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승훈 심판은 "심판을 맞히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면서 "공정하게 판정을 내리려고 노력하지만 선수들은 판정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해결 방법이 올바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 달 사이에 3차례 상벌위원회의 대상이 된 넥센은 팀도 3연패에 빠지며 2위로 떨어져 울상이다.
"올 시즌 5~6차례 위기가 올 것이다"고 예상했던 염 감독에게 이번 사태는 신임 사령탑으로서 야구 외적인 관리 능력까지 검증 받는 진정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08년 창단 이후 가장 큰 위기에 놓인 넥센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반전시킬 지 주목된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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