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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무산 이후] "남측, 합의서 초안에 김양건 이름까지 명시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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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무산 이후] "남측, 합의서 초안에 김양건 이름까지 명시해 요구"

입력
2013.06.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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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북당국대회 회담 무산 이후 처음으로 우리 정부를 맹비난하면서 남북 협상 뒷이야기까지 공개했다. 우리 정부는 "협상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비상식적 행태"라며 반발하면서 남북관계는 더욱 냉랭해 지고 있다.

북한은 1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를 통해 지난 9∼10일 판문점에서 있었던 남북 실무접촉에서 '남측이 합의서 초안에 북측 대표단 단장으로 김양건 당 중앙위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상대역으로 김양건 부장을 요구한 사실을 밝히긴 했지만 실무접촉 합의서 초안에 김양건 이름을 적시해 요구한 것은 이날 처음 알려졌다.

조평통은 또 "개성공단 중단사태까지 연결하면서 심히 중상모독하는 횡포 무도한 도발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또 남측이 합의서 초안에 회담 의제인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문제와 관련해 "정상화나 재개라는 표현을 빼고 모호하게 해놓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남북당국회담 예정일 하루 전인 11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 연락관 접촉 뒷얘기도 공개했다. 북측은 "준비를 갖추고 평양을 출발하려던 차에 남측으로부터 이번 회담 남측 수석대표를 통일부 장관이 아니라 통일부 차관으로 한다는 통보를 받게 됐다"면서 "서울에 나가는 것을 부득불 취소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이어 "판문점 연락통로를 통해 우리(북)와 같은 장관급 수석대표가 나오도록 거듭 요구했으나 (남측은) '남북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당국자가 통일부 차관'이라고 강변하면서 부당한 주장을 끝까지 고집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실무접촉 과정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합의서 초안에 우리측이 김양건 부장을 명시했다는 주장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직책만 언급하며 통전부장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북측은 앞서 지난 2011년 6월1일 같은 해 5월9일부터의 남북 당국 간 비밀접촉을 폭로하며 남측이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관련해 "양보 좀 해달라고 애걸했다" "돈 봉투를 거리낌 없이 내놓고 그 누구를 유혹하려 꾀하다가 망신을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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