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초대형 해양플랜트 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나이지리아 에지나 프로젝트'가 삼성중공업 품에 안겼다. 부유식 원유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PSO) 수주 사상 규모와 금액 모두 최대로, 삼성중공업은 초반 열세를 딛고 막판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현지법인이 에지나 유전 개발에 투입되는 FPSO(사진)를 30억달러(한화 3조4,000억원)에 수주했다고 13일 밝혔다. 프랑스 토탈사가 발주한 이 설비는 길이 330m, 폭 61m, 높이 34m 규모로 원유 저장용량 230만배럴에 상부구조 중량만 3만6,000톤에 이르는 초대형 해상 플랜트다.
삼성중공업은 설계 구매 제작 운송 시운전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일괄 시행하는 턴키방식으로 FPSO를 건조하며, 2017년 하반기부터 원유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2009년 사전 자격심사를 시작한 에지나 프로젝트는 입찰 기간만 5년이 걸릴 정도로 치열한 수주전이 전개됐다. 특히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사업자 확정 막판까지 양보 없는 접전을 벌였다. 지난해에는 토탈이 현대중공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사업권이 현대중공업 쪽으로 기우는 듯했으나 현지화 전략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삼성중공업이 뒤집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업체와 합작으로 생산거점을 신설해 FPSO 상부구조의 상당 부분을 현지에서 제작할 계획이다. 현지 시설을 잘 활용할 경우 해양관련 추가 수주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호주 업체로부터 27억달러 규모의 해양설비를 수주한데 이어 해양프로젝트 수행능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며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양플랜트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에만 드릴십 1척과 잭업리그 2척 등 총 48억달러 어치를 수주하는 등 올 들어 78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거둬 연간 목표치(130억달러)의 60%를 달성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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