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교통사고 조사를 전담해온 베테랑 형사 김남정씨는 지난 4월 20일 자정 무렵, 서울 동호대교 남단 압구정 고가에서 일어난 5중 연쇄충돌사고를 아직 잊지 못한다. 빠른 속도로 달리던 K5차량이 갑자기 중앙선을 넘으면서, 4대의 차량이 연이어 충돌해 두 명의 운전자가 숨진 이 사건은 아직 원인조차 정확하게 규명되지 못한 상태다. K5차량 운전자는 어쩌다 중앙선을 넘게 된 것일까?
SBS가 14일 밤 8시 55분에 방송하는 '궁금한 이야기 Y'는 동호대교 위 정면충돌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다. 당초 이 사고는 K5차량 운전자의 과속으로 인한 단순 교통사고로 보였지만 사고발생 39일 만인 지난 5월 29일,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서 사고는 사건으로 뒤바뀌었다.
심야의 한적한 도로 위에서 일어난 동호대교 위 5중 연쇄충돌사고에서 김 형사는 도무지 사고를 유발하게 된 어떠한 원인도 찾을 수 없었다. 규정속도가 60㎞인 이 도로에는 차량진로를 방해할만한 장애물조차 없었다. 또 두 차량의 운전자 모두 음주운전상태도 아니었다. 심지어 중앙선을 넘은 K5차량 운전자는 운전경력이 13년이나 되었고, 카니발 운전자는 매니저로 일 할만큼 운전에 능숙한 사람이었다.
단서는 교통사고의 유일한 목격자인 벤츠 운전자가 가지고 있었다. K5차량이 중앙선을 넘기 전에 부딪혔던, 벤츠 차량의 운전자는 1차선으로 달리던 K5차량이, 갑자기 자신의 차가 있는 2차선으로 넘어오면서 추돌했다고 진술했다. 순간적인 충격으로 인해 K5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끔찍한 사고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장을 조사하던 김 형사는 그의 진술과 사고 현장이 불일치 하는 결정적 증거를 발견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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