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입찰비리 혐의에 휩싸여 뒤숭숭하다. 경찰이 관련 공무원을 소환해 금품수수 의혹을 추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는 유한식 세종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13일 세종시에 따르면 연기군 때인 2011년과 2012년 두 건의 하수관 교체사업에서 S설계 업체가 두 차례 연거푸 낙찰을 받았다. 총사업비는 250억원이며 설계비만 해도 50억원에 이른다. S사는 입찰에 참여한 다른 업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만점을 받았다. 이 업체는 2005년에도 연기군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고 수 억원짜리 설계권을 따낸 바 있다.
경찰은 S사의 뛰어난 사업 수주 능력 뒤에 공무원과 시장 측근들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충남경찰청 수사2계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관련 공무원들을 조사했다. 또한 유 시장이 두 차례의 군수 선거(2008년, 2010년)와 지난해 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선거참모를 지낸 유모씨를 불러 S사부터 금품을 수수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유씨가 자신의 생일 축하 모임에 세종시 공무원 40여명을 참석시킬 정도로 시 공무원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사업규모가 크고 설계비 또한 거액이어서 일선 공무원만으로는 특정업체 밀어주기가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세종시는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S사에 유리하게 점수를 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세종시 상하수도사업소에 근무하는 K씨는 "설계용역 수주경력이 있는 업체에 가산점을 주도록 한 건설기술관리기본법에 따라 S사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설계업계는 "가산점은 발주처가 정하기 나름"이라며 "연거푸 세 차례나 설계권을 줄 정도로 특정업체에게 유리한 가산점은 뭔가 이상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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