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글로벌 태양광 업계의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중인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화는 이달 중 일본 오사카(大阪)에 제2 영업소를 설립하고 태양전지판 핵심부품인 셀과 모듈의 판매망 확보에 들어간다고 13일 밝혔다.
일본 현지 사무소 설립은 지난해 상반기 후쿠오카(福岡)에 이어 두 번째. 한화는 연말께 애프터서비스센터 격인 '테크니컬센터'도 세워 품질과 사후 관리를 중시하는 일본 시장의 요구에 부응할 계획이다.
한화가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일본 태양광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에너지 정책의 틀을 새로 짜고 있다. 일본 내 원자력발전소가 대부분 가동을 중단하면서 전력난 극복의 대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전면에 부상한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 차원에서 태양광발전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파나소닉, 샤프 등 자국 기업들이 20년에 걸쳐 축적한 태양광 관련 기술 및 데이터가 밑바탕이 됐다. 일본의 태양광 시장규모는 현재 독일 중국 미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5위권(2.1GW)이지만, 2015년에는 6.7GW로 중국 다음의 2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가정용 수요(70%)가 발전용 수요(30%)를 압도하는 일본 시장의 특성상, 지난해 독일 큐셀을 인수한 한화의 브랜드 파워가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일본은 원래 국민들의 자국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외국기업이 뚫기 힘든 시장"이라며 "하지만 한 때 세계 최대 태양광업체로 이름을 날렸던 독일 큐셀의 인지도와 품질을 활용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는 올해 초 일본 현지 법인의 사명을 '한화 재팬'에서 '한화큐셀 재팬'으로 변경했다.
한화는 지난해 8월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가 추진하는 현지 태양광 발전소에 2016년까지 6,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모듈(500MW)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500MW는 경기 분당과 맞먹는 16만7,000세대에 동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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