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주택이 임대아파트를 입주민들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분양아파트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마찰을 빚고 있다.
13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부영주택은 순천시 금당지구의 부영11차 공공임대아파트 322세대를 분양아파트로 변경하는 내용의 분양전환신청서를 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부영 측이 유지보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의견수렴도 없이 일방적인 분양전환을 강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성일(49) 입주민 대표는 "아파트 내·외벽과 주차장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건설사가 사용검사 이후 14년 동안 임대차 계약서에 명시된 유지보수를 단 한 차례도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아파트 강매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영 측은 이달 말까지 분양을 마감하고 분양 받지 않는 세대에 대해서는 임대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입주민들에게 통보한 상태다.
특히 입주민들은 부영 측이 제시한 아파트 분양예정가격이 턱없이 높다며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부영 측의 요구로 순천시가 감정 평가한 이 아파트 분양예정가격은 평균 7,500만원(전용면적 59㎡ 기준)이다.
입주민들은 "당시 건축비가 평당 150만원에 불과했는데 실거래가를 감안하더라도 500만~1,000만원이나 높은 가격에 분양을 추진하고 있어 임차인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국민주택기금으로 건설된 주택이 건설업체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부영 측 관계자는 "도색과 방수, 세대별 보일러교체 등 일부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보수할 계획이며 분양가는 순천시가 평가한 금액으로 부영과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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