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 금융시장 연일 흔들, 그레이트 로테이션 제물되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 금융시장 연일 흔들, 그레이트 로테이션 제물되나

입력
2013.06.13 09:27
0 0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3일 연속 급락하며 1,900선이 무너져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ㆍ외환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ㆍ국채를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를 조기 종료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탓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등 신흥시장에 쏟아 부었던 자금을 본격 회수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신흥국 자금이 선진국 증시로 빠져나가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ㆍ안전자산인 채권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의 징조라는 분석도 있어 당분간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7.18포인트(1.42%) 내린 1,882.73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19일(1,878.10)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삼성전자 주가 역시 2.02% 내린 135만7,000원에 마감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5일 이후 엿새째 하락이다.

이날 주가 급락의 원인 역시 외국인의 ‘팔자’ 공세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48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2011년 8월10일(1조2,759억원)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 동안 3조2,029억원 어치를 순수히 팔아 치웠다.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6.35% 폭락했고 대만 가권지수(-2.03%), 홍콩 항셍지수(-2.90%),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52%)도 급락했다. 19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QE3 종료를 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아시아 증시 전반에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유통성 자금의 최대 수혜자였던 한국 등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주식은 물론 채권ㆍ통화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폭락’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는 4년래 최저 수준인 2.15헤알(11일 기준)까지 떨어졌고, 인도 루피화(58.9루피)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필리핀, 멕시코의 화폐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또한 0.8원 오른 1,134.4원에 마감해 지난달 8일(1,084원)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양새다. 국내 국채금리(10년물 기준)도 3.20%까지 올라, 지난달 초보다 0.5%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이 기간 일본과 미국의 국채금리도 각각 0.29%포인트, 0.6%포인트 올랐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기의 자연스러운 현상인 그레이트 로테이션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조만간 미국 등 일부 선진국 주식시장으로만 투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의 급격한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완만한 출구전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주요국도 같은 이유에서 금리 급등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라스 아난드 피델리티자산운용 유럽 주식부문총괄은 “미국의 경기지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QE3 시점이 연기되거나 강도가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세계 금융시장이 궤도를 탈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