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가 예년보다 1주일 이른 17일부터 중부 지역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장마가 중부 지방에서 먼저 시작한 것은 1992년 이후 21년 만이다.
기상청은 12일 발표한 '강수와 기온전망' 보고서에서 한반도에 상륙한 장마전선이 17일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를 뿌리다가 19일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내린 비로 한풀 꺾인 무더위는 이번 주말 다시 기승을 부리다가 장마전선이 상륙하면 잠잠해진다. 김영화 기상청 예보기술분석과 팀장은 "이번 장마는 7월 중순까지 한 달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장마전선은 중국 중북부지방에 있는 찬 공기와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나 생겨났다. 김 팀장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장마전선이 천천히 남하해 지역에 따라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화하면 장마전선이 빨리 남하하지만 세력이 유지되면 장마전선이 내륙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강수량 역시 많아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마기간 동안 집중호우가 잦을 것"이라면서도 "한반도 주변 기압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정확한 강수량을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장마기간 중 전국에 내린 비의 평균 강수량은 292.1㎜였다. 2011년에는 589.5㎜, 2010년에는 298.6㎜로 들쭉날쭉하다.
예년의 경우 중부 지방에서는 장마가 6월 24, 25일에 시작됐지만 올해는 1주일 정도 앞당겨졌다. 보통 남부 지방을 거쳐 중부로 북상하던 것과 달리 중부 지방에서 시작돼 남하하는 역(逆)장마인 점도 이례적이다. 역장마는 1973년 전국에서 강수량을 측정한 이래 1981년과 1992년 두 번 발생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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