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곰' 두산이 다시 어깨를 활짝 폈다. 2008년 4월2일 광주 KIA전부터 4월8일 잠실 한화전까지 6연패를 당한 이후 지난 11일 1,890일 만에 다시 맛본 6연패는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뚝심으로 이겨냈다.
두산은 12일 잠실 SK전에서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7이닝 5안타 1볼넷 1실점 호투를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6월5일 잠실 LG전부터 이어온 연패 사슬을 끊었다. 니퍼트는 시즌 6승(3패)째를 수확했고, 두산은 26승1무28패로 6위에 자리했다.
경기 전 두산의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비가 내린 탓에 그라운드가 아닌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에 집중했다. 때문에 덕아웃에서 선수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진욱 두산 감독 또한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연패 탈출에 강한 의지를 갖고 훈련에 몰입한 효과가 빛을 발했다. 두산은 5회말 팽팽한 균형을 깼다. 선두 타자 최준석이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 때를 승부처라고 여긴 김진욱 두산 감독은 느린 최준석 대신 박건우를 대주자로 기용했다. 7번 허경민이 보내기 번트를 성공해 1사 3루 상황을 맞았다.
원하던 시나리오대로 가던 중 8번 최재훈이 유격수 땅볼을 치는 바람에 아웃카운트 1개만 늘었다. 타석엔 9번 손시헌이 섰다. 손시헌은 SK 선발 레이예스의 바깥쪽 커터를 밀어 쳐 1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 선취점을 손시헌이 뽑자 1980년생 단짝 이종욱 또한 타석에서 2루타를 날려 2루 주자 손시헌을 불러들였다.
타선이 2점을 뽑아준 덕분에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니퍼트는 6회초 2사 2루에서 4번 이재원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내주긴 했지만 5번 박정권을 투수 땅볼로 막고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니퍼트는 106개를 던진 상태에서도 7회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가볍게 요리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두산은 이후 정재훈과 홍상삼이 1이닝씩을 깔끔하게 틀어 막아 그토록 목말랐던 1승을 추가했다. 김진욱 감독은 경기 후 "이기고자 하는 모든 선수들의 의지가 강해 1점 승부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에서는 KIA가 NC를 2-1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넥센을 6-3으로 제압했다. 롯데는 8회말 2사 만루에서 나온 8번 대타 박준서가 송신영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한편 넥센 선발 김병현은 3-3으로 맞서던 4회말 2사 만루에서 이보근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1루 덕아웃 쪽으로 공을 던지고 내려가 심판진으로부터 퇴장 조치를 받았다.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LG전은 우천 취소됐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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