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딧불이의 자연서식지로 복원된 서울 강동구 길동생태공원에서 15~16일 이틀간 '반딧불이 축제'가 열린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일한 야광 곤충인 반딧불이는 과거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에 속했으나 현재는 오염되지 않은 일부 청정지역에서만 관찰되는 천연기념물이다. 서울의 반딧불이 자연서식지는 길동생태공원이 유일하며, 서울에서 반딧불이 축제가 열리는 것도 처음이다.
서울시는 이번 '반딧불이 축제'에서 반딧불이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반딧불이의 화려한 비행을 관찰하는 야간탐방이 진행된다고 12일 밝혔다.
1982년 천연기념물 322호로 지정된 반딧불이는 환경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환경지표종이다. 2급수 이상의 물이 있는 습지와 사람과 빛이 드문 환경에서만 살 정도로 서식 환경이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반딧불이가 자유롭게 날 수 있는 100m 이상의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시는 반딧불이의 주요 서식지인 전북 무주군 등의 서식환경과 증식사례를 벤치마킹해 자연서식지를 조성했다. 2010년 태풍 곤파스로 인해 길동생태공원 안에 생긴 500㎡ 크기의 습지 공간을 활용해 반딧불이 자연서식지 복원에 들어갔고, 2년만인 지난해 반딧불이의 자연 번식에 성공했다. 시는 2011년 성충 7,000마리와 유충 2만7,000마리를 방사해 자연 번식을 시도했고, 작년 6월 자연 번식한 5,000여 마리의 반딧불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1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축제기간 동안 시민들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열리는 '함께하는 체험마당'에서 페이스페인팅, 머리끈 만들기, 반디 소원쓰기, 나무로 만드는 반디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는 아카펠라 공연 등과 함께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반딧불이 야간탐방이 진행된다. 밤하늘에 반짝반짝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 야간탐방 행사는 반딧불이의 서식지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사전 예약제(400명)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반딧불이가 지속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성충이 된 반딧불이는 깨끗한 이슬만 먹고 살기 때문에 현재 조성된 녹지를 훼손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길동생태공원에 서식하는 반딧불이가 꾸준히 관찰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간탐방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은 서울의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 또는 길동생태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gildong)에서 예약하면 된다.
서울시는 이번 축제 이후에도 시민들이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도록 이달 2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신비한 반딧불이 야간탐험' 행사를 10여회에 걸쳐 개최할 예정이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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