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업리그(Jack-up Rig)'가 국내 조선업계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스타토일사로부터 북해 유전에 투입될 대형 잭업리그(Jack-up Rigㆍ사진) 2기를 13억달러에 수주했다고 12일 밝혔다.
잭업리그는 선체에 장착된 승강식 철제 기둥을 해저면에 고정시키고 시추작업을 하는 해양설비. 극심해용 설비인 드릴십이나 반잠수식 시추선과 달리 대륙붕과 같은 비교적 수심이 얕은 해역에 주로 쓰인다.
삼성중공업이 잭업리그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운용 중인 잭업리그 대부분은 수심 100m 이내의 해역에서만 작업할 수 있지만, 이번에 수주한 설비는 최대 수심 150m 해역에서 해저 10㎞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가격도 1기당 6억5,000만달러로 2억 달러 수준인 중소형 잭업리그는 물론,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히는 드릴십 보다도 비싸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시추선 부문의 최강자. 전 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139척 중 59척을 수주할 정도로 독보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잭업리그는 지난 10년간 국내 업체들의 수주가 사실상 전무했는데, 이번 수주성공으로 해양플랜트 분야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잭업리그가 부상하게 된 건 최근 북해지역의 유전개발이 활기를 띠면서부터다. 북해는 파도가 심하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등 해상조건이 열악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형 잭업리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번 설비도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북해의 혹한을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제작돼,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풍부한 건조경험을 무기로 국제입찰에 적극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시추선 분야의 월등한 기술력과 다양한 해양설비 및 선박을 제작한 경험이 수주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잭업리그가 2020년까지 연평균 2,3기씩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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