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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월 13일] 남과 북, 서로를 더 이해하고 배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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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월 13일] 남과 북, 서로를 더 이해하고 배려해야

입력
2013.06.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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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어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두 차례 북측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북측은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3월 11일 북측이 한미 합동군사훈련 등에 반발해 일방적으로 단절한 이후 7일 재가동됐던 남북 연락채널이 닷새 만에 또 끊긴 것이다. 전날 수석대표 격을 둘러싼 마찰로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것에 대한 반발인 듯하다. 모처럼 조성됐던 대화 분위기가 완전히 깨졌다고 단정할 순 없으나 대화 재개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킨 남북당국회담 무산 사태를 보면서 새삼 남북이 서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정부가 비정상적인 남북대화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 형식과 격을 중시하는 게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당이 국가기구를 지도하는 북한 체제 시스템을 무시하고 형식만 강조하면서 탈이 났다. 북의 당 기구인 통일전선부는 우리 통일부의 정확한 상대기관이 아닌데 통전부장이 통일부장관의 상대가 되어야 한다고 고집한 것은 북 체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북한도 남한 체제 작동원리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이해도가 턱 없이 낮다. 선거로 선출된 남한 대통령이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원칙 중시의 대북정책을 편다면 어느 정도는 그에 맞춰줘야 일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북측은 알아야 한다. 이번에 우리 정부는 장관급에 맞는 수석대표를 강력히 원했다. 그렇다면 북측은 그에 맞게 최소한의 성의를 보였어야 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정부 통제 밖의 언론의 보도 내용 등을 문제 삼아 개성공단을 파행으로 몰고 간 것도 남한 체제를 이해하지 못한 소치다.

남북이 서로 상대방 체제에 대한 이해가 깊다면 회담 수석대표의 격 같은 문제는 미리 직급 순위 대조표를 만든다든지, 북측이 내각 내에 우리의 통일부에 해당하는 기관을 신설하는 방식 등으로 풀 수도 있다. 북한의 당 외곽기구가 북한 당국을 대표하는지는 금강산 관광 재개 협의 등에서도 문제가 됐다. 남북이 진정으로 대화를 원하고 신뢰를 쌓아가기를 바란다면 우선 상대 체제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정책을 추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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