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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의 숨은 보석 다낭·호이안, 해변의 정취에 반하고… 古都의 향취에 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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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의 숨은 보석 다낭·호이안, 해변의 정취에 반하고… 古都의 향취에 홀리고

입력
2013.06.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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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사람 없는 한적한 해변, 바다와 접한 아름다운 산, 그리고 문화유적지. 베트남 중부의 숨어있는 보석 다낭은 송차 반도를 둘러싼 천연 항구도시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의 청룡부대가 처음 주둔해 우리와도 인연이 깊다.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한 휴양지지만, 다낭은 미국과 유럽에선 자연 그대로의 경치와 여유 속에서 지친 심신을 쉬게 해주는 힐링캠프로 떠오르고 있다.

아름다운 해변의 낭만 다낭

다낭 해변은 작은 반도인 썬 짜를 중심으로 해안이 길게 펼쳐져 있는데, 왼쪽이 다낭만이고 오른쪽이 남중국해다. 다낭만 쪽으로는 15km정도 해안이 뻗어 있으며, 남중국해 쪽으로는 30km정도의 해안이 호이안까지 뻗어있다. 저녁 시간이 되면 하루 종일 무더위 아래서 일과를 마친 다낭 시민 수천 명이 해변에 나와 물놀이를 즐기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공을 가져와 공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더위에 지친 몸을 시원한 바닷물에 적시며 고단했던 하루의 피로를 푼다.

이른 새벽. 잠이 덜 깬 몸을 이끌고 일출을 보기 위해 나갔다. 호텔 수영장에서 바라보는 다낭 해변은 아름답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될 만큼 묘한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수평선 사이로 얼굴을 내민 태양은 하늘에 불이 난 듯 유난히 붉게 타오르며 아침을 알렸고, 부지런한 베트남 사람들은 이른 새벽부터 해변에 나와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하루를 시작했다.

백사장으로 나가 천천히 걸으며 발바닥을 감싸는 고운 모래의 감촉을 느껴본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모래 위에 남겨진 발자국까지도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다. 걷다 보니 어느새 붉게 물들었던 하늘은 사라지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머리 위를 뒤덮고 있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대형 리조트들의 웅장함에 다낭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됐다.

베트남 전쟁 당시 격전지로의 아픔과 슬픔이 교차하는 도시 다낭.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마블산, 참족 박물관 등 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이곳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우리들의 눈을 황홀하게 만든 일출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매혹적인 빛의 향연 호이안

다낭과 수로로 연결된 운치 있는 해안도시 호이안은 17세기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서 깊은 도시다. 한때는 서방 각국의 상인들이 드나들던 중계무역의 도시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었으며,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어 동서양의 오묘한 향기가 젖어있는 지역이다. 낭만적인 투본 강변과 강렬한 색감을 드러낸 화랑거리 그리고 고혹적인 옛 모습을 간직한 거리 하나하나 볼거리이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 든다. 자전거 앞부분에 좌석을 설치한 씨클로를 타고 구시가지를 한바퀴 돌아본다. 씨클로는 한 시간에 베트남 돈으로 10만동(약 6,000원)정도 한다. 지은 지 200년이 넘은 고풍스럽고 그림 같은 건물들, 일본인 거리와 중국인 거리를 나눠주는 역할을 했다는 내원교, 화교들의 사당인 복건회관 등을 돌아보며 왜 유네스코에 지정되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구시가지는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곳이다.

어느새 호이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어둠이 찾아왔다. 강을 건너는 다리와 물건을 내놓은 가게들이 내걸은 형형색색 등불이 강물에 어른거리며 시간이 멈춘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 등불 앞에서 물건을 파는 할머니와 그 옆을 지나가는 관광객의 모습에서 인생의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투본 강변을 따라 세워진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흥겨운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어느새 돌아갈 시간이 됐지만, 아쉬운 마음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오래된 거리와 투본 강변을 황홀하게 비추는 등불을 빠르게 눈에 담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언젠가 꼭 다시 찾아오겠다는 다짐을 했다.

■ 여행수첩

● 7월1일부터 베트남항공이 인천-다낭 직항 노선을 주 3회(월, 목, 토) 취항한다. 5시간 소요. www.vietnamairlines.com (02)757-8920. 호이안은 다낭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다. 베트남은 대체로 5∼10월이 우기,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건기다. 중부와 남부에서는 8∼9월에 강우량이 많다.

●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화폐단위는 동으로 1달러에 20,000동 정도.

다낭ㆍ호이안=이정호기자 herow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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