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은 11일 우리 정부가 요구했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대신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당국회담의 수석대표로 내세우며 합의를 거부했다. 통일부는 강 국장에 대해서는 급이나 격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주장한 '상급인사'로 인정한 것이다.
강 국장은 김책공대 기계제작학부 출신으로 남북회담 경력은 전무한 인물이다. 최근까지 범민련 북측본부 의장을 지냈고 조선카톨릭협회 중앙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강 국장은 이번 회담에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대신 서울에 올 것으로 전망했던 북측 인사 중 1명이었다.
강 국장이 몸담고 있는 조평통은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공세 기구다. 조평통 국장은 조평통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인사로 위원장, 부위원장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장은 여러 명이 있다. 강 국장은 우리 정부의 국장급 정도라는 게 통일부의 평가다.
북한이 대표단으로 제시한 나머지 인사는 지난 9일 남북실무 회담 북한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국장 및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권영훈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5명의 대표단은 아니지만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도 회담 일꾼으로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남북당국회담 수석대표로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내세웠다. 당초 이번 회담을 장관급회담으로 상정하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 파트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요구했지만 북측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김 차관은 통일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통으로 정보분석국장과 대변인, 남북회담본부장, 통일정책실장 등 통일부내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 차관은 과거 남북대화에도 수 차례 참석한 경험이 있어 이번 당국자회담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차관은 특히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른 정부의 대북제재인 5.24조치 당시 교류협력국장으로 실무를 총괄했고 같은 해 2월에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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