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3조원을 투자해 4년 안에 기가인터넷 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가인터넷이란 데이터 전송속도가 유ㆍ무선을 망라해 지금의 100메가(Mbps)급 보다 10배 이상 빠른 서비스를 말한다.
이석채(사진) KT 회장은 11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KT-KTF 합병 4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7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기가인터넷 시대를 열겠다"며 "이틀 통해 2만5,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T는 통신망을 광대역으로 바꾸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컴퓨터 같은 스마트폰으로 수많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전국의 통신망을 광케이블 구조로 바꾸고 이를 소프트웨어로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계획에 대해 "광대역 서비스를 위해선 정부에서 분배 예정인 1.8㎓ 주파수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주파수 확보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해외 사업도 적극 확대해 아프리카와 중동 등에 이동통신 서비스를 본격 수출한다. KT는 이날 르완다 정부와 총 2,700억원 규모의 LTE 서비스를 위한 합작벤처 회사를 설립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 회장은 "르완다에서 가상이동통신망업체(MVNO)들에게 LTE 망을 빌려주는 도매 사업을 할 것"이라며 "알제리 에콰도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도 합작벤처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은 "오늘이 마지막 (기자회견) 보고가 될 것 같다"고 말해, 그의 거취를 둘러싼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4년 전 KTF 합병 약속들을 어떻게 지켰는지 말하겠다"고 덧붙였지만, '마지막'을 언급함에 따라 거취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작년 3월 연임에 성공, 현재 1년반 이상 임기가 남아 있으나 'MB정부 인사'로 분류돼 중도하차설이 나돌기도 했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KT는 정부지분이 하나도 없는 민간기업이라 직접 간섭할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 이 회장에 대한 여러 가지 말이 나오곤 했다"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의 인사스타일로 볼 때 관치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무리한 압박은 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그렇다고 이 회장이 임기를 채울 수 있을 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발언진의를 묻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재벌 기업들과 1 대 1로 진검 승부를 하는 유일한 기업이 KT"라며 "거취 문제는 알아서 판단하라"고 즉답을 피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