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은 11일 내내 우리 정부가 요구했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대신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수석대표로 내세우며 합의를 거부했다. 통일부는 강 국장에 대해서는 급이나 격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주장한 ‘상급인사’로 인정한 것이다.
강 국장은 김책공대 기계제작학부 출신으로 남북회담 경력은 전무한 인물이다. 최근까지 범민련 북측본부 의장을 지냈고 조선카토릭협회 중앙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당초 북측은 수석대표로 원동연 노동당 통전부 제1부부장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1부부장은 부장을 대신해 상당부분의 핵심 업무를 처리하는데다 원 부부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노동당 부부장으로 남북관계를 다뤄온 경험이 많다.
또 다른 인물로는 맹경일ㆍ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맹 부국장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당시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통전부장, 원동영 제1부부장 등과 함께 조문단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등 남북회담 업무에 상당한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당국회담이 무산되기까지 우리측은 수석대표로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내세웠다. 당초 이번 회담을 장관급회담으로 상정하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 파트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요구했지만 북측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국회담이 사실상 차관급 회담으로 격이 떨어지는 것도 감수한채 협상에 임한 것이다.
김 차관은 통일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통으로 정보분석국장과 대변인, 남북회담본부장, 통일정책실장 등 통일부내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 차관은 과거 남북대화에도 수 차례 참석한 경험이 있어 이번 당국자회담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차관은 특히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른 정부의 대북제재인 5.24조치 당시 교류협력국장으로 실무를 총괄했고 같은 해 2월에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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