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멸종위기종 2급인 금개구리 집단 서식처를 조사해달라고 연구기관에 의뢰해놓고는 정작 서식처 유지는 소홀해 비판이 일고 있다.
11일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LH는 지난 1월 녹색사회연구소와 서울시립대, 공주대 등이 참여한 연구팀에 장남평야 일대 금개구리 개체 및 생물다양성 조사를 의뢰했다. LH는 연구 용역비 9,300만원을 지원했다. LH는 2월부터 11월까지 연구 기간 서식처 보호를 위해 장남평야 일대에서 성토나 도로공사 등도 전면 중단키로 했다.
하지만 LH는 서식처 유지에 가장 중요한 물 공급 대책을 외면했다. 오히려 지난해까지 장남평야에 물을 공급하던 대형 양수기 3대를 지난 2월 제거했다. LH는 금개구리 개체 조사가 진행 중인 5월 중순까지도 물 공급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LH는 시민단체의 비난이 빗발치자 마지못해 소형 양수기 4대를 동원해 세종호수공원에서 장남평야로 하루 2,000톤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LH가 녹조류 발생 억제를 위해 폴리염화알루미늄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호수공원 용수의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
LH는 또 지난 3월 금개구리 서식처에 흙과 암석 2,000톤 가량을 성토까지 했다. LH는 녹색연합과 세종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항의가 이어지자 슬그머니 이를 치웠다.
시민단체는 "LH가 적지않은 용역비를 들여 금개구리 개체조사를 하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물 공급원 차단과 성토 등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장남평야 일대 논은 금강에서 인위적으로 물을 공급하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천수답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30여 년 전부터 세종 금남면 양화리 인근에 양수장을 만들고, 농사철인 4~9월까지 초당 1.32톤의 물을 공급하는 대형 양수기 3대로 하루 30만톤의 물을 장남평야(200만㎡) 일대에 공급해왔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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