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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의 자본주의, 공유경제 현장을 가다] 슬럼가 주민들이 가꾸는 채소밭… "돈도 벌고 우범지대라는 오명까지 벗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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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의 자본주의, 공유경제 현장을 가다] 슬럼가 주민들이 가꾸는 채소밭… "돈도 벌고 우범지대라는 오명까지 벗었어요"

입력
2013.06.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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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동쪽의 웨스트 오클랜드에는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도심농장이 여럿 있다. 5년 전만해도 슬럼가였던 이 지역이 무화과, 사과, 양배추, 파슬리, 상추 등 유기농 과일과 채소가 자라는 녹색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자치단체와 주민들은 2000년대 초반 이 지역 슬럼가의 철거를 놓고 크게 대립했지만 공동체를 목표로 하는 피플스글로서리가 도심농장을 만들면서 큰 변화가 찾아왔다.

주민들은 농장에서 자란 일부 작물은 소비하고 나머지는 판매한다. 인턴십과 8주간의 교육훈련, 학교와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방문 체험, 요리교실 등 청소년과 지역민이 함께 하는 공동체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도심농장에 참여하는 헨리 제인스(47)씨는 "주민 대부분이 농장을 운영하며 경제적 이익을 누리고 있다"며 "과거 우범 지역이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났다"고 웃었다.

샌프란시스코와 가까운 베이뷰의 한 복판에도 녹색 공간이 있다. 일종의 공동체 공간인 도시 청소년 농장이다. 청소년이면 누구든 채소 재배, 나무 심기, 산책로 및 바이오톱 정비 등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농장 운영자 존 터너씨는 "결손가정 출신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일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 모두 임금을 받는다"며 "텃밭 만들기는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니라 공동체 생활 속에서 기술을 배우고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노마 밸리, 나파 밸리 등 인근 지역에서도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협력농장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도시농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 만들기'를 꾀하는 샌프란시스코도시농업연합(슬러그)이 시 정부와 함께 협력농장을 이끌고 있다. 슬러그 본부의 콜리 켄들러씨는 "회원은 수만명, 연간 예산은 600만달러"라며 "회원과 전문 직원들이 텃밭 만들기와 운영, 신선한 음식 보급, 직업 훈련, 농산물 기부 등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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