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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日 오릭스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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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日 오릭스 갈등 격화

입력
2013.06.1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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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에너지의 경영권을 놓고 STX그룹과 일본 오릭스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11일 STX에너지에 따르면 이 회사 이창우 비상근 감사가 전날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STX솔라 청산에 대한 ‘위법행위 유지(留止ㆍ멈춤)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STX에너지의 태양광 자회사인 STX솔라를 오릭스 측 이사들의 주장 만으로 강제 청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골자다.

STX솔라의 청산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건 STX에너지의 경영권 유지와 관련한 핵심 사안이기 때문. 일본 금융사인 오릭스는 지난해 10월 재무적 투자자로서 STX에너지에 3,600억원을 투자했다. STX에너지의 지분 43.1%를 신주발행 등을 통해 확보하는 대신, 경영권은 STX가 유지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STX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오릭스는 STX에너지 지분확대에 나섰고, 지난 4월 계약 당시 받은 교환사채(EB) 450억원을 보통주로 전환해 지분 50.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사실상 적대적 M&A인 셈이다. 이어 오릭스는 지난해 12월 STX에너지와 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산가치가 하락할 경우 우선주 전환을 통해 최대 88%까지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른바 ‘리픽싱(Refixing)’ 조항을 삽입시켰다.

오릭스는 최근 STX그룹이 해체수순에 들어가면서 이 조항을 근거로 STX솔라의 청산을 요구해 왔다. STX솔라를 청산하면 오릭스는 마음 먹기에 따라 STX에너지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도 있다. STX에너지의 기업가치 하락과 함께 오릭스의 지분율은 최대 67%까지 늘어나 STX 측 경영자들을 해임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다가 ‘전체 이사 중 한 명이라도 찬성하면 STX솔라를 청산한다’는 조항도 있는데, 현재 STX에너지 이사회 멤버(8명)의 오릭스 쪽 이사가 3명이다.

STX는 오릭스의 이 같은 행보를 궁극적으로 STX에너지의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다. STX솔라의 계속가치가 오릭스가 주장하는 청산가치(500억원)보다 훨씬 큰데도 지분 확대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 삼일회계법인이 지난해 작성한 STX에너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TX솔라에 대한 지분 가치는 900억원으로 책정됐다. STX그룹 관계자는 “STX솔라는 태양광 시장의 단기적 불황만 이겨내면 성장가능성이 높다”며 “오릭스도 임직원 고용 안정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STX의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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