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들이 비밀리에 개인정보를 수집해오던 사실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29)의 행위를 놓고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정상회담을 했던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스노든의 거취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다이앤 파인스타인 미국 상원 정보위원장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은 10일 스노든을 홍콩에서 즉각 소환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미국은 홍콩과 맺은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스노든의 본국 송환을 요청할 수 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스노든의 행위는 반역죄"라며 "그를 내부고발자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스노든이 근무했던 국가안보국(NSA)의 범죄 수사 요청을 받아들여 그의 행위가 반역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행위를 지지하는 사람도 많다. 백악관의 인터넷 청원 사이트 '위더피플'에 9일 '에드워드 스노든을 사면하라'는 청원이 게재되자 다음날까지 2만여명이 지지 서명을 했다.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노든은 영웅"이라고 평가하면서 그의 사면을 지지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6~9일 실시한 설문 결과 테러 조사를 목적으로 한 국가기관의 전화기록 추적을 개인적으로 용인할 수 있다는 의견(56%)이 과반을 넘었다면서도 "이는 보스턴마라톤 테러 등 최근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10일 뉴욕에서 열기로 했던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수반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의 회동은 무산됐다. 스노든의 미국 송환 문제에 언론의 관심이 쏠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미국 측이 회동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미국이 스노든의 신병 인도를 요구하면 홍콩이 응할지 알 수 없으며 스노든이 정치적 이유로 본국 송환을 거부하면 신병 인도 절차에만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20일 미국을 떠나 홍콩에 입국한 스노든은 10일 머물던 호텔에서 체크아웃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에서 망명을 요청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10일 대통령 대변인 발언을 통해 스노든의 망명 신청 수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특종 보도한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글렌 그린월드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스노든과 여전히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의 위치와 향후 계획 등은 함구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