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대형 우량주를 연일 순매도하면서 코스피 1,900선이 위협받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QE3) 종료 가능성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코스피지수는 12.02포인트(0.62%) 내린 1,920.68에 마감했다. 1,933선에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면서 하락폭을 키워 장중 1,911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은 이날 5,804억원을 순매도 하는 등 7일 이후 1조8,399억원 어치를 순수히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이날도 외국인들의 뭇매(3,281억원 순매도)를 맞고 2.53%(3만6,000원) 하락한 138만9,000원을 기록했다. 1월 28일(137만2,000원)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최근 4일간 하락률이 9.8%에 달한다. 외국인은 이 기간 1조2,250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집중 매도하는 이유는 뭘까. 삼성전자의 수익성 둔화 전망과 함께 글로벌시장에 유동성 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신용평가사 S&P가 10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22개월 만에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한데다,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등 QE3를 종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달러화 가치가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의 QE3 축소에 대한 불안감 탓에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몰리면서 한국 등 이머징 시장이 부진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6.7원 오른 1,134.0원을 기록했다. 달러 가치는 지난달 8일(1,084원)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 악재일 수밖에 없는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달러 강세에다 아베노믹스 실패 가능성까지 겹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증시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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