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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OFF·OFF… 기업들 숨가쁜 '절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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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OFF·OFF… 기업들 숨가쁜 '절전 전쟁'

입력
2013.06.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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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K이노베이션 등이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지하 5층. 이 곳에는 특이하게 얼음을 보관하는 대형 저장탱크가 있다. 이 탱크는 다름 아닌 절전장치.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심야전력을 활용해 야간에 얼음을 얼려놓은 뒤 낮 시간에 얼음이 녹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기로 에어컨을 가동하는 '빙축열 냉방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에어컨 전력사용 요금을 30%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2.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한 대기업 사옥'으로 꼽힌 삼성전자 서초사옥. 이런 불명예를 씻으려는 듯, 삼성전자가 올 9월까지 임직원들이 재킷 없이 깃이 달린 반팔 티셔츠를 입을 수 있도록 하는 '쿨 비즈'를 시행키로 했다.

불볕 더위만큼이나, 기업들의 '절전전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의 블랙아웃(대정전) 공포는 원전을 잘못 운영해온 전력당국의 책임이 가장 큰데, 오히려 기업들에게 "무조건 아껴라"고 강요하는 정부에 불만이 높은 것 또한 사실. 하지만 전력사정이 연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만큼 '마른 수건'이라도 쥐어짜며 전력난 극복에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10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최대 전력수요는 오후 3시 6,608만㎾를 기록, 올 여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순간적으로 오후 2시19분 6,634만㎾까지 전력 수요가 치솟았다"며 "서울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위가 지속되는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전력 당국은 일부 화력발전과 민간자가발전기 가동으로 공급량을 늘리고, 수요 쪽에서 100만㎾를 줄이는 등 비상조치를 취해 예비전력 465만㎾로 '준비'단계를 유지했다.

기업들도 자체 절전시스템을 가동하거나 조업조정, 휴가분산부터 사무기기 플러그를 뽑고 노타이와 반팔 차림으로 갈아 입는 갖가지 '절전 묘수' 찾기에 나서고 있다.

철강, 반도체와 함께 3대 에너지 소비산업으로 꼽히는 정유업계도 절전대책 마련에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는 전력소모가 많은 일부 고도화 시설 등에 대한 보수작업을 여름철 전력피크 기간 동안 진행해 전력소비량을 줄이는 한편, 에너지 사용 총량과 비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도입한 상태다. 최근 포스코(38만㎾ 감축)에 이어 철강협회도 10일 철의 날 기념식에서 8월 중 설비보수와 하계휴가를 집중해 하루 106만㎾의 전력절감을 선언했다.

이동통신사들도 절전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KT가 밝힌 '전기에너지 다이어트' 계획은 ▲자가전력 발전시스템 가동 ▲통신장비 에너지 소비등급 관리 ▲냉방기, 조명 등 부대시설 전력소비 감소 등이다. SK텔레콤도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의 냉방에너지 절감을 위해 외부의 찬 공기를 활용한 프리 쿨링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회사 관계자는 "연간 수억원의 비용절감은 물론 연 1,5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도 감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예외는 아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22개 은행은 지난 4월부터 컴퓨터 대기전력 줄이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4일부터 중구 을지로 본점에 설치된 옥외 환율 전광판을 껐으며 신한은행도 지점이 입주한 건물 옥상에 설치된 간판 운영을 최근 중단했다.

이와 함께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매장 조명을 LED로 교체하거나 ▲평일 낮 시간대 에스컬레이터 및 무빙워크를 탄력 운행 중이며 ▲개점ㆍ폐점을 전후해 모든 출입문을 열어 건물 실내온도를 낮추고 있다. 이마트 CSR(사회적 책임) 담당 이규원 상무는 "유통업 전반의 에너지사용 감축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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