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한 부유층들은 내버려 두고 탈세자 명단을 공개한 나를 재판에 부친 것은 비극이다."
지난해 10월 스위스에 총 19억5,000달러(약 2조2,000억원)의 비밀계좌를 둔 그리스 탈세자 2,059명의 명단을 공개했던 코스타스 박세바니스(사진)가 10일 다시 기소됐다. 그리스 격월간 '핫 독' 편집장인 그는 지난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그리스에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없어 7개월 만에 같은 혐의로 다시 기소된 것이다.
박세바니스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수사에서 정부가 (탈세자 명단을 받고도 조사를 하지 않는 등) 완전히 잘못했다는 것이 이미 드러났다"며 "만약 내가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정부의 잘못은 묻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바니스는 "그리스의 언론 통제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기꺼이 감옥에 가겠다"고 말해왔다.
2010년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당시 그리스 재무장관은 검색하기">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검색하기">프랑스 재무장관(현 IMF 총재)으로부터 스위스에 비밀계좌를 둔 그리스 고위층 명단을 넘겨받았다. 명단에 관료, 기업인, 연예인들의 이름이 있었지만 파파콘스탄티누와 후임 에반겔로스 검색하기">베니젤로스는 조사를 하지 않았다. 정부의 직무유기는 박세바니스가 명단을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검찰이 원본과 비교한 결과 파파콘스탄티누가 친인척 3명의 이름을 고의로 삭제한 사실도 확인됐다.
박세바니스의 재판과 함께 파파콘스탄티누에 대한 의회 조사가 확대되면서 그리스는 들끓고 있다. 의회는 파파콘스탄티누의 직무유기 혐의를 조사해왔으며 지난주 배임 혐의를 추가했다. 파파콘스탄티누는 긴축을 조건으로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구제금융을 수락한 장본인으로 그리스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IMF는 최근 그리스의 긴축정책으로 인해 그리스 경기가 더욱 침체에 빠졌다는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