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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명품마루'의 전시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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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명품마루'의 전시행정

입력
2013.06.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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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대합실 한가운데 자리잡은 '명품마루'가 전시행정 논란에 휩싸였다. 제품 판매에 애를 먹는 중소기업들의 판로 확대를 위해 설치된 전시ㆍ쇼핑 공간이지만, 익히 알려진 기업들이 입점하는가 하면, 후원업체라는 이유로 입성한 사례도 있어 '무늬만 중소기업 매장'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 관광개발이 운영 중인 명품마루에 입점한 총 134개 기업 중 쿠쿠전자, 바른손, 동성제약 등 다수 업체가 상장기업이거나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바른손은 문구업 외에도 외식업(베니건스) 영화사업 게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을 정도로 사업이 확장일로에 있다. 애초 중소기업으로 입점 대상을 제한하겠다던 기준부터 흔들린 것이다.

또 판로지원이 필요치 않은 대중적 업체도 상당수 포함됐다. 모닝글로리는 현재 320개의 가맹점을 운영 중이고 고려인삼과학은 이미 유명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입점해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춘 상태다. 캠핑장비 전문업체인 코베아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TV광고가 전파를 타는 등 부동의 업계1위를 고수하고 있다.

'후원사 밀어주기'도 논란이다. 스포츠의류전문업체인 lotto 스포츠는 해외 라이선스를 보유해 국내중소기업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명품마루를 공동 운영하고 있는 IBK기업은행 후원사라는 이유로 입점했다. 코레일 관계자도 "lotto 스포츠는 IBK기업은행의 강력한 추천으로 명품마루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 2월부터 중소기업계 쪽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중소기업유통센터, 코레일 관광개발, IBK기업은행이 명품마루 공동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며 "이후 코레일 측이 일방적으로 중진공에 MOU 파기를 통보하면서 입점기업 선정 등을 둘러싼 논란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기존 MOU대로라면 중진공은 상품발굴, 코레일은 운영지원, IBK기업은행은 인테리어 및 상품추천을 담당하는 등 확실한 역할분담이 돼 있는 상태였지만 코레일이 MOU를 파기하고, 독자운영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전국 역사 내 매장 운영경험과 KTX승무원들의 서비스 노하우 등을 보유하고 있어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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